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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액(한달 이상 원리금 연체채권)은 2022년 말 1조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 2000억원으로 1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 잔액이 644조3000억원에서 779조2000억원으로 21%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체채권 증가율이 대출 잔액 증가율의 약 6배에 달한 것이다.
장기 연체도 증가했다. 3개월 이상 연체한 주담대는 2022년 말 5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을 합한 고정이하여신은 같은 기간 8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도 3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농가의 자금 사정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인 강승규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산하인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농신보)이 금융권에 대신 변제해준 자금(대위변제액)은 2022년 2902억원에서 2025년 4379억원으로 늘었고, 회수율은 2021년 4.10%에서 2025년 2.38%로 하락했다. 올해도 8월 말 현재 대위변제액이 벌써 2548억원에 이른다.
강승규 의원은 “대위변제액과 미회수 채권 금액이 급증하는 것은 고금리·고물가로 한계에 몰린 농어민의 상환 여력이 크게 악화했다는 명백한 신호”라며 “농어민에 대한 금융 지원은 차질 없이 이어가되 사후관리체계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 가운데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6월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대출 연체율은 2.04%였다. 반면 저소득 또는 저신용이면서 여러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68%에 달했다.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4.93%에서 올해 1분기 말 12.68%로 7.75%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 상승 폭은 0.61%포인트였다.
전국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해주는 채무 보증 사고액도 2024년부터 지난 7월까지 36만8027건, 약 6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올 들어서만 6만8477건(사고액 1조2134억원)에 이르는 보증 사고가 발생했다.
금리 상승의 영향은 차주의 부채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한은이 지난 7일 발표한 ‘가구DB를 이용한 가계부채 리스크 평가’에 따르면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경우 ‘고차입 주택취득 가구’(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높은 상위 10% 가구)의 연체확률은 0.81%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증기관, 재원부족·기금 부실 우려
대위변제가 늘고 회수마저 부진해지면서 보증기관들은 재원부족, 기금 운용 부실 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회사에 대신 지급한 돈을 채무자로부터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면 그만큼 기금으로 다시 들어오는 재원이 줄어드는 셈이다. 농신보의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기관의 출연금과 채권 회수금 등을 재원으로 운영된다.
지역신보도 대위변제가 늘어나면 재단의 기본재산이 감소해 신규 보증 공급 여력이 줄어들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추가 출연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소상공인의 보증 이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은 조기에 매각·상각하고 출연금을 확충해 보증기금의 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대출 단계에서 차주의 실질적인 상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도록 심사·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취약차주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지방은행과 상호금융 등 지역 금융기관의 신용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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