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덕 신용정보협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취약채무자 보호와 정당한 채권회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용정보협회는 개인과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신용조회회사(CB사), 연체채권을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위탁받아 관리하는 채권추심회사, 개인의 금융정보를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등을 회원사로 둔 법정협회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선 감이 있지만, 채권자와 채무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를 통해 우리의 일상적인 금융생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올해 1월 제6대 신용정보협회장에 취임한 윤 회장은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은 아니다. 시민운동가와 연구자·교육자로 활동했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거쳐 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취임 8개월을 맞은 그는 개인채무자보호법 안착, 연체채권 관리 강화, 마이데이터 개편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신용정보업계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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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한 지 약 8개월이 지났다. 초기엔 금융업, 특히 신용정보업에 대해 잘 모르는 인물이 왔다는 지적도 있었다.
“처음에는 이곳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그런데 일을 해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더라. 정치나 신용정보업이나 국민의 평범한 일상이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일이 임무다. 국회에서 활동하면서는 ‘평범한 일상’이란 말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다. 정치인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일 수는 없지만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일상이 외부의 힘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용정보업을 들여다보면서 정치와 맞닿은 지점도 발견했다.”
-어떤 점이 정치와 맞닿아 있다는 건가.
“신용정보업도 결국 사람들의 삶에 필요하기 때문에 제도화된 것이다. 지금 필요한 돈을 빌려 쓰고 여유가 생겼을 때 갚는 과정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거래가 예상대로 끝나지 않았을 때 다시 정상화되도록 돕는 역할 아닌가. 정치가 평범한 사람의 일상을 지키는 일이라면, 신용정보업은 경제활동이 흔들린 사람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켜야 할 일상은 ‘빚을 갚지 못한 사람’만은 아닙다. ‘돈을 받지 못한 사람’에게도 지켜야 할 일상이 있다. 그런 면에서 정치와 신용정보업은 닮은 꼴이다.”
-‘돈을 받지 못한 사람’의 일상을 돕는다는 말을 더 설명해달라.
“내가 펜을 만들어 도매상에 넘겼는데 약속한 날짜에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 돈이 들어와야 원재료를 사고 다시 펜을 만들 수 있는데 얼마나 걱정이 크겠는가. 은행에서 대출받아 사업했다면 원리금도 갚아야 한다. 개인의 정보가 잘못 활용될 가능성을 막으면서도 정당한 채권회수에 필요한 정보까지 일률적으로 차단하지 않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채권추심이라고 하면,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일이라고 대부분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여유 자금이 있는데도 여러 이유를 대며 안값는 경우는 갚도록 독촉하기도 한다. 현장에 가보면 정말 돈이 없어서 못 갚는 사람이 있고, 본인 명의의 재산은 없지만 고급 자동차를 타고 좋은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전자에게는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줘야 하지만, 후자에게는 정상적인 채권회수가 이뤄져야 한다.”
-두 형태의 연체자(갚은 돈이 정말 없는 사람, 있는데도 안갚는 사람)를 가려 낼 수 있나.
-“맞다. 그래서 개인정보 보호 원칙은 철저히 지키되, 금융당국의 허가와 감독을 받는 제도권 채권추심회사에는 실제 상환 능력과 회수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정보 활용을 일정 부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반면 연체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방식은 다르다. 추심을 위탁한 금융사와 협의해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른 기관과 연계하곤 한다. 아울러 폭언과 협박, 과도한 방문과 연락 등 불법행위는 엄격하게 차단하고 있다. 업계 스스로 자율규제를 강화해 위법행위를 시장에서 퇴출하는 노력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강화할 계획이다.”
-채권 추심에는 연체한 대출 이외에 다른 것도 있나.
“실제 대상은 은행 대출과 카드대금뿐 아니라 통신·렌털요금, 기업 간 납품대금, 개인 간 대여금, 법원의 지급 판결을 받은 양육비 등 각종 민사·상사채권까지 다양하다. 양육비를 받아달라는 요청도 있다. 법원에서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는데도 상대방이 돈을 주지 않으니, 아이를 키우고 직장도 다녀야 하는 사람은 매일 전화를 걸고 직접 찾아다닐 수 없지 않겠나.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 자체가 힘들테니. 이런 경우 양육비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판결문 등 채권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갖춰 신용정보회사에 회수를 맡기기도 한다.”
-앞으로 협회차원에서 할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정말 많다. 우선 ‘채권추심’이라는 용어부터 바꿔볼까 한다. 추심이라는 단어에는 폭언과 협박을 동원해 돈을 받아내던 과거 불법 대부업체의 이미지가 짙게 남아 있다. 추심은 본질적으로 채권을 관리하고 회수하는 일다. 그래서 추심 대신 ‘채권관리’나 ‘채권회수’로 표현할 수 있게 제도적으로 용어를 바꾸는 작업을 하려고 한다. 그동안 신용정보업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다소 부족했다. 앞으로 신용정보업의 가치가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국민이 신용정보업에 바라는 모습도 업계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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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생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중국 베이징대 법학 박사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제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 △조선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 △제6대 신용정보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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