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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일본 규격 맞췄더니…뜻밖의 '세계 공략 무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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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27 15: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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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용 경차 라코에 첫 적용한 X팩 기술
보닛 부품 배터리에 통합…실내·안전 동시 확보
유럽·동남아 진출 밑거름…헝가리 공장서 생산할 수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일본의 좁은 경차 규격에 맞추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밑거름이 됐다. 당초 일본에서만 쓰려고 만든 기술이 뜻밖에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공략할 무기가 된 셈이다.

지난해 10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모빌리티쇼에서 관람객들이 BYD의 일본 전용 경형 전기차 '라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지난해 10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재팬모빌리티쇼에서 관람객들이 BYD의 일본 전용 경형 전기차 '라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28일 일본에 내놓은 경형 전기차 ‘라코’(RACCO)에 처음 적용한 배터리 기술 ‘X팩’을 활용해 소형 전기차를 개발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앞으로 구체적인 개발에 들어가 수년 안에 차량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코는 BYD가 일본 시장만을 겨냥해 처음부터 새로 만든 차다. 일본 밖 업체가 경차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경차 시장은 지난해 155만대가 팔려 전체 신차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텃밭으로, 혼다와 스즈키 등 자국 업체들이 장악해왔다.

X팩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배치를 확 바꾼 기술이다. 전기차는 배터리에서 나온 전기를 모터가 쓸 수 있게 바꿔주는 인버터 같은 부품이 필요한데, 보통은 차 앞쪽 보닛 안에 나눠 싣는다. BYD는 이 부품들을 배터리 덩어리 안에 몰아넣고 통째로 바닥 아래에 깔았다.

일본 경차는 길이 3.4m, 폭 1.48m, 높이 2.0m를 넘을 수 없다. 이 작은 몸통 안에 무거운 배터리와 각종 부품을 다 넣어야 하다 보니, 실내를 넓게 쓰면서 충돌 안전까지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게 그동안의 통념이었다. X팩은 부품이 차지하던 자리를 없애 실내 공간을 넓혔고, 비워진 보닛 안쪽은 사고가 났을 때 충격을 흡수하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BYD가 일본용 기술을 세계로 확대하는 데는 사정이 있다. 중국 내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해외 시장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작은 차체에 부품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설계 기술을 해외에 적용하면 판매를 늘리는 동시에 경차 개발에 들인 돈도 빨리 회수할 수 있다.

유럽에서 값싼 소형 전기차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차량 분류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 경차를 참고해, EU 안에서 만든 길이 4.2m 이하 소형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고 규제도 덜어주는 방식이다.

BYD가 X팩을 쓴 소형 전기차를 유럽에서 직접 만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헝가리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EU 안에서 생산하면 우대 대상이 되는 데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전기차에 매겨지는 관세도 피할 수 있다. 작은 차가 많이 팔리는 동남아시아와 남미가 다음 무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움직임은 왕촨푸 BYD 회장이 내건 목표와 맞닿아 있다. 왕 회장은 지난 6월 주주총회에서 “5년 뒤에는 규모에서 진짜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BYD의 지난해 세계 신차 판매는 460만대로 6위였다. 1000만대를 넘긴 1위 토요타를 따라잡겠다는 뜻이다. 현대차·기아(727만대)는 3위였다.

지난해 판매 증가율을 보면 흐름이 더 뚜렷하다. BYD가 8%, 지리홀딩그룹이 23% 늘어난 반면 혼다는 8% 줄었고 폭스바겐과 포드도 뒷걸음질쳤다. 중국 업체들이 몸집을 키우는 사이 기존 강자들이 밀리는 구도다.

목표를 이루려면 중국 밖에서 얼마나 파느냐가 관건이다. 판매량을 늘리기 쉬운 작은 차를 강화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전략이 된다.

소형 전기차 시장은 이미 격전지가 되고 있다. 스즈키는 내년부터 경형 전기차를 유럽에 수출한다. 스텔란티스도 2028년부터 EU 새 기준에 맞춘 소형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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