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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 노 모어' 박주영 “기술은 도구일 뿐…마케팅 핵심은 선택·참여·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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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6.09.15 15: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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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
경험 자체가 ‘상품’으로…콘텐츠 소비 방식 변화
‘슬립 노 모어’ 장기 흥행 비결은 관객에게 준 ‘자유’
“'무엇을 보여줄지'보다 '무엇을 경험하게 할지' 고민해야”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기술은 관객의 경험을 돕는 도구일 뿐, 이머시브 마케팅의 핵심은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공연이면서 게임일 수 있고, 게임이면서 전시일 수 있으며, 전시이면서 공연일 수 있다. 장르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만드느냐’보다 ‘사람에게 어떤 경험을 주느냐’가 됐다. 관객을 콘텐츠 안으로 끌어들여 직접 참여하게 하는 ‘이머시브’(immersive·몰입형)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이머시브 공연 ‘슬립 노 모어’를 국내에 들여온 제작사 미쓰잭슨의 박주영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든다, 경험에서 시작되는 마케팅’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박 대표는 “이머시브는 하나의 특정 장르라기보다 공연과 전시, 영화, 게임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개념”이라며 “영화는 보고, 음악은 듣고, 책은 읽는 식으로 콘텐츠마다 정해져 있던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무엇을 경험했느냐’ 자체가 콘텐츠의 가치가 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박주영 미쓰잭슨 대표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든다, 경험에서 시작되는 마케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박주영 미쓰잭슨 대표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E마케팅 인사이트 서밋 2026'에서 ‘소비자가 브랜드를 만든다, 경험에서 시작되는 마케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기존 콘텐츠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이 비교적 뚜렷했다. 영화감독이 영화를 만들고 배우와 제작진이 준비한 공연을 관객이 관람하는 식이다. 이머시브 콘텐츠에서는 제작자가 완성된 결과물을 일방적으로 제공하기보다 관객이 직접 탐험할 수 있는 ‘판’을 만든다. 박 대표는 “정해진 하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 안에서 자신만의 경험과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기존 콘텐츠와 이머시브 콘텐츠의 가장 큰 차이”라고 짚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머시브 공연 ‘슬립 노 모어’다. 고전 ‘맥베스’를 스릴러 영화의 거장 히치콕 감독 스타일로 풀어낸 연극이다. 제목은 주인공 맥베스가 듣는 환청에서 따왔다. 공연은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공간을 돌아다니며 배우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누구를 따라가고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관객이 접하는 이야기도 달라진다. 박 대표는 “관객이 곧 스토리텔러가 되는 공연”이라며 “‘슬립 노 모어’가 오랫동안 흥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관객에게 주어진 자유’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뉴욕에서는 2024년 막을 내릴 때까지 14년간 약 5000회 공연하며 누적 관객 200만명을 기록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당시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6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흥행에는 관객의 입소문이 한몫했다. 박 대표는 “관객이 스스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콘텐츠의 확산자가 됐다”며 “관객의 호기심과 자유가 재방문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마케팅의 과제 역시 달라진다는 게 박 대표의 진단이다. 게임과 공연, 유튜브 등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재미있는 콘텐츠’라고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콘텐츠를 경험하면 당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를 콘텐츠 시장의 중요한 변화로 봤다. 기존에는 영화나 공연, 게임처럼 소비하는 형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세계에 직접 들어가 몰입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머시브는 콘텐츠의 미래라기보다 콘텐츠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이라며 “사람이 콘텐츠 안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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