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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 주사, 키가 작다고 모두 맞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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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09.02 15: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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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우리 아이는 키가 작은데 성장주사를 맞아야 할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습니다. 방송과 인터넷,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도 ‘키 크는 주사’라는 표현이 늘 등장했다. 언론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둘러싼 사회적 관심과 논란을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키가 경쟁력이 되는 분위기 속에서 부모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키가 작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의 성장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 내분비분과 안문배 교수의 도움말로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정상적인 성장 패턴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아이의 성장은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출생 후 2 세까지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이며, 이후 사춘기 전까지는 비교적 일정한 속도로 자란다. 이 시기에 평균 1년에 약 4~7㎝ 정도 성장한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다시 성장속도가 증가해 건강한 여아와 남아는 각각 연간 8㎝와 10㎝(또는 그 이상도) 자라는 급성장기를 경험한다.

부모님들의 걱정은 현재 키의 절대적인 수치이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성장속도다. 또래보다 조금 작더라도 꾸준히 정상적인 속도로 자라고 있다면 최종 키는 정상 성장 범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의학적인 저신장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같은 성별과 연령의 또래에 비해 키가 3 백분위수 미만.

- 성장 속도가 1 년에 4 cm 미만.

위 기준에 해당할 경우 단순히 체질적인 문제인지 질환으로 인한 성장 지연인지 평가가 필요하다.

◇ 저신장의 대부분은 ‘질병’이 아닙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의 키가 작으면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한다. 그러나 저신장의 흔한 이유들은 질병이 아닌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 아이의 최종 키도 작은 경향이 있고, 체질적으로 또래보다 늦게 자라지만 사춘기가 늦게 시작되면서 최종적으론 정상 범위의 성인 키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지금 단순히 또래보다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검사나 치료가 개입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아이의 성장 패턴을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성장호르몬 치료는 ‘모든 아이’가 대상이 아니어야 합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단순히 키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보호자가 자녀에게 주는 선물이 되지 않아야 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저신장을 유발하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아들에서 성장호르몬 보충 없이는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다.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대표적인 상황들은 다음과 같다.

성장호르몬 결핍증, 터너 증후군, 프래더 윌리 증후군, 누난 증후군, 만성 신부전, 부당 경량아로 출생하여 따라잡기 성장이 되지 않은 경우, 그리고 특발성 저신장증. 이 중 가장 흔한 원인을 차지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현재의 키 백분위수 뿐만 아니라 성장속도, 혈액검사, 골연령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정밀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안문배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 분명한 효과가 보고되어 있지만 질환이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최종 성인 키 증가를 보장하는 치료가 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합니다

“키를 크게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느냐” 란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사실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기본적인 생활습관이지만 요즘처럼 바쁜 아이들의 일상에서 지키기 것이 쉽지는 않다. 성장호르몬 분비는 깊은 수면 중 증가하므로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중요하고 활동적인 운동은 뼈와 근육 발달에 자극이 되어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고칼로리 음식을 피하고 균형 잡인 식사를 통해 어른으로 되는 과정 속에서 건강한 삶을 지킬 수 있다. 키와 체중에 대한 고민을 가진 많은 아이들이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성장 속도가 정상 범위로 회복되는 경우를 진료 현장에서 경험한다.

◇ ‘키 크는 식품’, 정말 효과가 있을까

최근에는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이나 보조식품이 광고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식품이 성장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치 않다. 특정 제품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성분을 이용한 여러 임상 연구와 장기간의 검증이 필요하고 근거가 축적돼 가이드라인(지침)에 포함돼야 비로소 의사는 환자에게 권고할 수 있다.

특정 영양제 또는 보충식품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 건강한 생활습관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 건강한 성장은 환경으로 만들어집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속도로 성장다. 또래보다 조금 작다고, 크다고, 살이 쪘다고, 말랐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아이의 성장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다.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장기적으로 성장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다.

안문배 교수는 “아이의 키와 체중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키에 대한 과도한 걱정보다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족들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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