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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평이 대형보다 더 비싸다”…삼전 사내대출에 ‘가격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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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기자I 2026.08.31 18: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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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리 5억 사내대출에 반도체벨트 부동산시장 '들썩'
84㎡ 제한에 국평 가격이 대형 앞지르기도
"집값 상승폭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흐름 계속될 것"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5억원을 연이율 1.5%의 초저리로 빌려주는 삼성전자 사내대출이 반도체벨트 부동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성과급에 이은 대규모 ‘반도체 머니’가 시장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가격 상승 흐름이 강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대출 적용 대상이 전용면적 85㎡ 이하로 제한되면서 국평(84㎡)이 대형 아파트 가격을 앞지르는 ‘가격역전’ 현상도 나타나는 중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그래픽=김정훈 기자)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경기 수원과 용인 등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보다 중소형이 더 비싼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 수원 팔달구 ‘매교역푸르지오SK뷰’의 전용 84㎡는 10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99㎡보다 500만원 더 비싸게 팔렸다. 수원 영통구 ‘매탄위브하늘채’ 84㎡는 지난달 말 8억5700만원에 거래되며 보름 전 팔린 103㎡보다 300만원의 웃돈이 필요했다.

가격 상승세도 지속되고 있다. 경기 화성 동탄구 ‘동탄호반써밋포레’ 전용 84.83㎡는 이달 7억8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3개월 평균 실거래가(6억5607만원) 대비 1억3000만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같은 단지에서 더 넓은 95.14㎡는 7월 3500만원 낮은 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동탄시범다은마을삼성래미안’도 6월 8억8000만원에 전용 96㎡가 거래된 데 비해 84.06㎡는 7월 9억68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e편한세상동탄’은 이달 전용 89.85㎡가 7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사흘 뒤 같은 단지 84.2㎡는 그보다 3000만원 높게 팔렸다.

이 같은 현상에는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삼성전자 사내대출 조건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 매매 시 최대 5억원, 임차 시 최대 3억원을 1.5% 금리로 지원한다. 수도권과 6대 광역시에서는 주거전용면적 85㎡·25억원 이하 주택만 대출 대상이다. 잔금일이 9월 1일 이후면 신청할 수 있어 시행 전부터 수요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동탄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A씨는 “동탄은 주된 수요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들이기 때문에 사내대출 조건 영향이 크다”며 “대출 얘기가 나온 뒤로 30대나 40대 삼성전자 직원들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다”고 했다.

여기에 30·40대 직장인들의 실수요가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소형 평형을 선호하는 경향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평형은 매매가 자체가 높은 데다 시중은행 대출도 제한되며 사내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중소형 평형으로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 8년째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허모 씨도 “대부분 젊어 큰 집을 원하지도 않고 살 여력도 크지 않다”며 “사내대출이 나와도 시중은행 대출이 다 막혀있으니 큰 평형을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전반적인 집값 흐름도 대출 신청을 앞두고 들썩인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넷째 주(24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동탄구는 전주 0.12%에서 0.54%를 기록해 상승폭이 4배 이상 확대됐다. 이 외에도 △용인 기흥 0.33→0.63 △용인 수지 0.3→0.66 △수원 영통 0.3→0.75 △수원 권선 0.47→0.58로 모두 상승세였다.

동탄은 구(區)로 분리된 2월 이후 최근 6개월간 집값이 누적 16.95% 올랐다. 다만 7월부터 이 지역의 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효력이 발생해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사내대출이라는 변수가 기존 가격 상승 흐름을 더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원래도 중소형이 강세였던 지역에 유동성이 특정 면적에 쏠리다 보니, 대형 보다 중소형이 더 오르는 식으로 변동폭을 키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흐름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랩장은 “이 제도가 2035년까지 장기간 운영되는 만큼 변동폭을 키우는 효과도 그만큼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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