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첫 질의자로 나서 미래대응기금을 두고 “국민 명의로 빚을 내 이재명 대통령의 162조원짜리 총선용 사금고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도 국가채무가 올해 본예산보다 106조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104조 4000억원을 여유자금으로 남기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금 사업의 지속가능성도 문제 삼았다. 나 의원은 기금에 편성된 사업 가운데 약 21조원은 해마다 재원이 필요한 계속사업이라며 “3년 뒤 돈줄이 끊기면 21조원을 줄일 것이냐, 빚을 더 낼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농어촌 기본소득과 청년문화예술패스 등을 거론하며 미래세대에 국가채무를 떠넘기는 “재정적 아동학대”라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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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과거 대규모 세수결손으로 예산 집행과 지방재정에 차질이 발생한 사례를 들어 기금 신설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세수가 많이 걷힐 때마다 지출을 늘리고 세수가 줄어들면 다시 지출을 축소하는 방식으로는 안정적인 재정 운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도 추가 세수를 모두 지출하지 않고 상당 부분을 남겨두는 것이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104조 4000억원의 여유자금까지 모두 지출하면 내년도 총지출 증가율이 27% 안팎으로 뛰어 물가와 중기 재정 운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이 세수 변동에 대비하는 재정안정화 장치인 ‘재정 댐’이면서 미래 산업에 투자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많이 들어올 때 많이 쓰고 적게 들어올 때 적게 쓰는 단년도 예산 중심 재정 운용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것”이라며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와 재정 안정이라는 역할을 함께 수행하는 기금”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미래대응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기금 수입 규모는 162조 3000억원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45조 4000억원을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하고, 12조 5000억원은 신규 국채 발행을 줄이는 데 활용한다. 나머지 104조 4000억원은 향후 세수 부족 등에 대비한 여유자금으로 남길 계획이다.
주요항목 지출금액을 정부가 30%까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제도도 공방 대상이 됐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금융성 기금을 제외한 기금의 자체 변경 한도를 20%로 두고 있지만, 정부안은 미래대응기금에 금융성 기금과 같은 30% 기준을 적용한다.
국민의힘은 국회에 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제출하지 않고 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넓히면 국회의 예산심의권이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바꿀 수 있는 한도를 20%에서 30%로 늘려 예산심의를 우회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30%의 자체 변경 한도가 무제한적인 재량을 뜻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국회 심의에서 삭제된 사업을 정부가 임의로 다시 살리거나 증액할 수 없고 새로운 주요 사업 항목도 만들 수 없다”며 “초과세수를 적립할 때 즉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해 다른 기금보다 사후 통제 장치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