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대사 조 대법원장으로 넘어오면서 대법원은 이에 관한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현행법에는 대통령이 대법관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할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명문 규정이 없다. 이에 기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를 다시 제청할 수 있는지, 후보추천위를 새로 구성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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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8일 “청와대는 두 대법관 후보자 중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재청할 것 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월 후보추천위의 추천 이후 대법원장은 7개월이 넘도록 제청을 하지 않다가 지난 18일 실질적인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 또 법원행정처가 손 후보자 제청 직전 기존 후보추천위 추천 후보자들에게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타진한 사실도 지적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은 이미 약 7개월간 지연돼왔다. 통상 추천위가 3배수 이상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제청 후보를 추려 2주 내에 대통령에게 제청하지만, 이번에는 양측이 후보자를 물밑조율하는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우선순위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진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내란전담재판부 재판장을 맡으면서 제청이 어려워졌다. 청와대가 선호한 후보로 전해진 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배우자가 현 정부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취임한 오영준 재판관이라는 점에서 사법부에서는 부담으로 거론됐다.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는 중앙선관위원을 겸하고 있어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손 후보자를 서면으로 제청했다.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을 거쳐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청해온 기존 관례와 달리 양측이 끝내 합의하지 못한 후보자를 제청한 것이다. 청와대가 열흘 만에 임명동의안 제출을 거부하면서 대법관 제청을 둘러싼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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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은 재제청 절차다. 현행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후보추천위를 구성하도록 하고 있으며, 후보추천위는 제청할 대법관의 3배수 이상을 추천하고 후보자를 추천하면 해산한다.
문제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제청을 요구하는 경우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 가운데 손 후보자를 제외한 다른 후보를 다시 제청할 수 있는지, 아니면 재제청을 새로운 제청으로 보고 후보추천위를 다시 구성해야 하는지도 명확지 않은 상태다.
기존 추천 후보 가운데는 김민기·윤성식·박순영 후보가 남아 있다. 청와대는 기존 후보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신속하게 재제청해달라는 입장이다. 여권에서도 이미 추천 절차를 거친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하면 된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다.
반면 후보추천위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 추천위가 이미 후보자를 추천한 뒤 해산한 만큼 재제청을 위해서는 새로운 추천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후보 가운데 한 명을 반복해 제청하고 대통령이 이를 다시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제청과 반려가 반복될 수 있어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어느 쪽이 맞는지를 뒷받침할 명확한 전례도 없다. 2012년 김병화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자진 사퇴하자 대법원은 추천위를 새로 구성해 후보자 천거부터 다시 진행한 사례가 있지만, 당시에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한 경우여서 이번 사안과는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결국 대법관 공석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이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하면서 두 자리의 대법관 공백이 동시에 장기화하는 상황은 일단 피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