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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접수가 시작된 지 수개월이 지났다는 점, 다른 비자 프로그램이 매년 수만건의 신청을 받는 점 등을 고려하면 매우 저조한 성과라고 FT는 평가했다. 골드카드 발급 업무를 맡은 DHS 심사관도 6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골드카드는 100만달러(약 14억 8560만원)를 미 정부에 기부하면 미국 영주권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행정명령으로 제도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부자들이 이 카드를 사서 우리나라에 들어올 것”이라며 “이들은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들로 많은 돈을 쓰고 세금을 내며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골드카드가 기존 투자이민 비자인 EB-5를 대체할 것이라며, 20만장을 팔면 1조달러의 세수를 확보해 37조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 상환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이전부터 그의 호언장담은 이어졌다. 러트닉 장관은 정식 신청 채널이 열리기 한참 전인 지난해 3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미 1000장을 팔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1장당 500만달러에 100만장도 팔 수 있다고 본다”고 호기롭게 말했다.
사전 관심 등록용 사이트 ‘트럼프카드닷컴’이 개설된 것은 그로부터 석 달 뒤인 6월이었고, 골드카드 가격이 100만달러로 책정돼 정식 신청 접수가 시작된 것은 다시 반년이 지난 12월이었다. 사이트 개설 후 러트닉 장관은 FT에 “7만명 가까이가 빠르게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으나, 실제 정식 신청으로 이어진 인원은 그 0.5%에도 못 미친 셈이다.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러트닉 장관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골드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이 단 1명에 불과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발급자 1명이 누구인지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러트닉 장관은 또 “수백명이 대기 중이다. 절차를 완벽하게 진행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 골드카드 신청자에 대한 심사는 정부 역사상 가장 엄격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며 발급 부진을 방어했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5조달러의 잠재 수익은 사실상 공염불이 된 셈이다.
성과 부진 속에 골드카드 제도는 법적 도전에도 직면했다. 미국대학교수협회(AAUP)는 골드카드 프로그램이 기존의 능력 기반 이민 시스템을 부유층 대상 ‘비자 판매’로 불법 대체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러트닉 장관에 따르면 비자 아이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원자인 억만장자 존 폴슨이 정부 재정 확충 방안으로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에는 미국 래퍼 니키 미나즈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골드카드를 ‘무료로’ 받았다며 감사를 표해 화제가 됐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이후 뉴욕타임스(NYT)에 “기념품”이라며 “미나즈는 이미 합법적 영주권자로 시민권 신청도 가능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