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마켓인]해외 사모신용 투자 55조 돌파…보험·은행 리스크 전이 살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연서 기자I 2026.08.27 16:29:02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무디스-한국신용평가 웨비나
보험업권 투자액 20.6조원…금융권 익스포저의 67.4%
은행도 펀드 신용공여·NAV 파이낸싱 등 간접 노출
총자산 대비 비중은 낮아…시스템 위기 가능성 제한적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 등의 해외 사모신용(Private Credit) 투자 규모가 5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보험사와 은행을 중심으로 위험 전이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와 무디스는 27일 ‘사모대출 리스크 전개, 확장 진행형인가? 과장된 우려인가?’를 주제로 진행한 웨비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강병준 한신평 평가정책본부 연구위원은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 금융권과 연기금 등의 해외 사모신용 투자 규모는 총 5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15조2000억원 증가했지만 최근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업권별 사모대출 익스포저는 보험, 상호금융, 증권, 은행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권 투자 규모는 20조6000억원으로 전체 금융권 익스포저의 67.4%를 차지했다. 보험사가 사모신용의 주요 자금 공급자로 자리 잡은 만큼 시장 충격이 전이되는 주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은 사모대출에 직접 투자하기보다 펀드 신용공여와 서브스크립션 라인(Subscription Line), 순자산가치 기반 대출(NAV Financing), 신용위험이전(SRT) 등을 통해 간접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다. 사모신용 시장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운용사와 펀드, 구조화기구를 거쳐 은행권으로 손실이 번질 가능성이 있는 구조다.

실제로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약 4억달러, 바클레이스는 약 3억달러 규모의 사모신용 관련 손상을 인식한 바 있다. HSBC의 경우 사모신용 운용사 아폴로 계열 플랫폼인 아틀라스SP를 통한 간접 익스포저에서 부실이 발생했다.

강 위원은 “차주와 펀드, 구조화기구, 투자자로 이어지는 각 단계에서 차입이 누적될 수 있다”며 “다층적인 레버리지 구조로 인해 전체 익스포저와 손실 전파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 국내 금융시스템의 총량 부담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금융권 총자산에서 사모신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0.42%, 연기금 운용자산 대비 비중은 1.2% 수준이다. 투자 규모가 가장 큰 보험업권도 보험사 총자산 대비 익스포저는 약 1.5%에 그쳤다.

15개 생명·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사모대출 투자자산 가격이 각각 10%, 20%, 30% 하락한다고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지급여력비율(K-ICS) 변화 폭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회사마다 자본 대비 사모신용 익스포저가 다른 만큼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사는 별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강 위원은 “현재까지 발생한 주요 부실은 거시경제 충격에 따른 동시다발적인 부실보다는 기업별 특수요인이 반영된 개별 신용사건의 성격이 강하다”며 “현시점에서 사모신용 시장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이 사모대출 펀드와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제공한 대출은 약 4100억~5400억달러로 추산된다. 미국 은행의 관련 대출 익스포저는 총자산 합계의 0.5% 미만이다.

사모대출 시장이 장기 자금을 기반으로 한 폐쇄형 펀드 중심이고, 상당수 대출이 선순위 담보부 구조로 만기까지 보유된다는 점도 위험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단기 시장성 자금에 의존하면서 반복적인 재유동화가 이뤄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2027~2029년 대규모 사모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차환 수요를 시장이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부도율과 이자미수(Non-Accrual) 비율, 현금 대신 이자를 원금에 더하는 PIK 전환, 만기 연장과 대출조건 변경 증가 여부 등이 잠재 부실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제시됐다.

특히 사모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소프트웨어·기술 업종의 건전성도 주요 점검 대상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발전으로 기존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의 사업모델이 훼손되면 관련 대출의 신용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위원은 “사모신용 시장에 필요한 것은 ‘시스템 위기의 촉매’라는 섣부른 결론이 아니라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우려”라며 “부도율과 이자미수 비율 등 주요 지표를 지속해서 살피고, 시장 참여자들도 리스크 관리와 투자 대상 간 옥석 가리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