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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혁 한국신용평가(한신평) 기업평가본부 본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AI·고금리·부동산 변화하는 시장환경과 신용위험 점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 등급 상향이 우위에 있었으나 부진 업종 현황과 내수 부진을 감안하면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모멘텀은 약하다”며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상하방 움직임 모두 예년 수준을 초과하는 양극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대표적인 부진 업종인 석유화학 산업이 올해 진행된 대형 사업 재편으로 가시적인 유동성 부담 완화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협약 채무 만기 연장과 주주사 출자 전환 등을 통해 당면한 유동성 문제를 해소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글로벌 에틸렌 공급 과잉과 중국발 밀어내기 등 펀더멘털 악화는 지속되고 있어 신용도 하락 압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석유화학 업계가 사업 재편이라는 중요한 기회를 얻었다”며 “향후 예상되는 현금 창출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까지 차입금을 낮추는 노력이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건설업 역시 미분양 적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원가 상승분이 도급액에 반영되면서 영업 수익성은 일부 개선됐다. 부진한 부동산 경기로 대여금 및 PF 우발채무 관련 손실은 늘었다는 설명이다.
대규모 PF 부실 우려를 낳았던 롯데건설은 예외적인 사례로 꼽힌다. 우발채무 규모를 6조원대에서 2조원 수준으로 줄이면서 재무 부담을 덜어냈다.
권 본부장은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가 크게 감소하고 영업 수익성도 개선돼 당장의 위기는 넘겼다”면서도 “우발채무가 대규모로 현실화되거나 신규 분양 실적이 저조할 경우 등급 하향 압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2차전지와 철강 업종의 부진이 크레딧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2차전지 주요 업체들이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인해 구조적인 개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철강 산업 또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중국의 저가 밀어내기 수출로 이익 창출력이 줄고 있다. 투자 요구는 오히려 늘고 있어 차입금 통제 여부가 향후 신용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권 본부장은 “영업 실적이 저하되는 시기에 투자 부담이 겹치면서 기업들의 차입금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차입금 증가를 어느 수준까지 통제하고 수익성을 어느 정도 방어해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모니터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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