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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지난 23일부터 카카오톡 친구 탭의 기존 가나다순 친구 목록을 없애고, 최신 프로필 사진과 게시물을 전면에 노출하는 격자형 피드 방식으로 개편했다. 첫 화면이 인스타그램형 피드로 전환되면서 업무용 연락처나 친하지 않은 지인의 활동이 노출되는 데 대한 불편, 과거 사진 공개에 대한 사생활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
또한 카카오는 같은 시기 숏폼(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지금 탭’을 도입했다. 그러나 과도한 광고와 미성년자의 숏폼 중독 노출 우려 등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평점 추락·이탈 가속…라인·네이트온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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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마켓 순위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30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메신저 앱 라인(LINE)은 전체 무료 앱 인기 순위 12위,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불과 며칠 전 80위권에 머물던 것과 대조적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라인은 전체 인기 순위 140위권에서 36위까지 급상승했다.
카카오톡 이전의 ‘국민 메신저’였던 네이트온 역시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순위 14위, 소셜 네트워킹 부문 2위까지 올라섰다. 이는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 반발로 대체 메신저 다운로드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홍민택 CPO “메신저 본질 훼손 아냐”…사과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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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사태를 주도한 홍민택 CPO는 사과 없이 내부 직원용 공지를 통해 입장만 밝혔다. 그는 이번 개편이 소셜 기능 확장과 메신저 서비스 강화를 목표로 했다고 설명하며, 메신저 본질을 축소할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앱 다운로드와 트래픽 지표가 유지되고 있다고도 언급했지만, 불편 최소화를 위해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데 그쳤다.
내부 커뮤니티에서는 홍 CPO가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편을 강행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홍 CPO가 토스 출신의 실험적·속도 중심 리더십을 유지해 카카오의 기존 합의 중심 조직문화와 충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렴해 UI·UX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정확한 복구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