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인적분할을 앞두고 소액주주들과 다시 마주 앉았다. 김범수 창업자 지분 블록딜과 핵심 자회사 매각, 신설법인 카카오AI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가능성에 선을 긋고 인적분할 이후 AI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현장에서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쪼개기 상장’, 계열사 경영진의 주식 매도, 장기간 주가 하락 등 카카오의 과거 문제가 잇따라 소환됐다. “기존 카카오에서도 할 수 있는 사업을 왜 굳이 나누느냐”, “분할 뒤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누가 책임지느냐”는 등 인적분할 실익을 따지는 날카로운 질문들이 쏟아졌다.
20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소액주주 간담회에는 약 50명이 참석했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 신종환 최고재무책임자(CFO), 전현수 비즈니스 성과리더가 별도 발표 없이 약 1시간30분 동안 20여개 질문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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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창업자의 사법리스크와 인적분할 이후 블록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신 CFO는 “현재 그런 계획은 전혀 없다”며 “블록딜이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X가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 지분을 처분하기 위한 회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김 내정자는 “자회사 매각을 염두에 둔 분할이 아니다”며 관련 논의나 검토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추진 등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 문제는 별개라고 했다. 과거 투자계약에 따른 FI의 권리와 회사의 의무가 있는 만큼 이를 준수하되, 모회사 주주가치도 보호하는 방향으로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AI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가능성도 부인했다. 신 CFO는 “고민한 적도 없고 현재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며 GPU·인프라 투자도 자체 현금창출력으로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카카오AI가 승계하는 부채 약 3조원 중 약 2조원은 커머스 고객 선불금 등 영업부채로, “이자 부담이 있는 차입금은 거의 제로”라고 설명했다.
카카오AI 2030년 매출 6조…광고 3조·커머스 2조·AI 1조
카카오AI의 2030년 매출 6조원 목표도 구체화됐다. 전 리더는 광고 약 3조원, 커머스 약 2조원, AI 사업 약 1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AI가 기존 광고·커머스를 잠식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오히려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봤다. 카카오톡에서 AI가 상품 탐색과 가격·리뷰 비교, 구매까지 연결하고 외부 쇼핑몰이나 예약·항공·호텔 서비스와 연계해 거래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가 실제 AI 성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향후 AI 부문 매출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할 방침이다.
주주들은 카카오의 과거 문어발 확장과 계열사 분할상장, 경영진 주식 매도 문제도 거론했다. 김 내정자는 “과거 제기된 부정적 이슈에 대해 경영진 모두 깊이 공감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최근 계열사 수를 줄이고 임원 주식매도 관련 내부 절차도 강화했다고 답했다.
카카오톡이 빠진 카카오X가 오히려 투자회사 할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에는 금융·모빌리티·콘텐츠를 성장축으로 키우고, 자회사 실적과 사업계획을 적극 공개해 할인율을 낮추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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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주들의 날 선 질문에는 분할 발표 이후 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 주가는 인적분할 발표 직전인 8월20일 3만8700원에서 발표 당일 3만5800원으로 7.49% 급락했다. 이날 종가는 3만1200원으로 두 달 새 19.4% 하락했다.
김 내정자는 분할 이후 카카오AI와 카카오X별 핵심성과지표(KPI)를 마련하고 주가와 기업가치 등을 경영진 평가·보상에 반영하는 방안을 새 이사회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X는 투자 성과와 기업가치 할인율 축소 등도 평가 지표로 검토한다.
기존 주주환원책도 재확인했다.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자산 매각차익의 각각 30%를 주주에게 돌리고,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환원한다. 두나무 지분 매각 이익을 활용한 3년간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도 예정대로 추진한다.
시장과의 소통도 늘린다. 카카오X는 그룹 공동 애널리스트 간담회 같은 자회사 성장전략 IR을 최소 연 1회 이상 진행하고 다음 달 해외 주요 투자자 대상 IR도 열 계획이다.
김 내정자는 “경영진이 주주가치와 주가를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좋은 실적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안을 표결한다. 승인되면 카카오X와 카카오AI로 나뉘고 신설법인 카카오AI는 재상장 절차를 밟는다.
카카오X 64%, 카카오AI 36%인 분할비율이 AI 가치를 낮게 책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분할비율은 기업가치 비율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내정자는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주식 수를 배분하는 비율이라며 재상장 때 시초가는 기준가격의 50~200% 범위에서 결정되고 이후 가격제한폭이 적용돼 양사의 실제 시장가치는 재상장 이후 다시 평가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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