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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서웠다”던 벤 애플렉, AI 회사 차려 8000억 잭팟 터뜨린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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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6.10.14 16: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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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 위기 느껴 2022년 직접 창업
촬영·후반작업 돕는 AI 기술 개발
넷플릭스가 인수… 수석 고문 합류
8000억 인수설엔 “사실과 달라” 반박도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야, 우리 망했어.”

할리우드 스타 벤 애플렉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영상을 처음 접한 당시 절친한 배우 맷 데이먼에게 전화를 걸어 내뱉은 말이다. 몇 번의 키보드 입력만으로 영화 같은 영상이 만들어지는 광경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AI가 영화산업을 뒤흔들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벤 애플렉은 AI를 피하는 대신 직접 AI 회사를 차렸다. 영화의 미래를 걱정하던 배우가 기술기업 창업자로 변신한 것이다.

벤 에플렉(사진=넷플릭스)
벤 에플렉(사진=넷플릭스)
벤 애플렉이 AI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022년 무렵이다. 그는 구글과 오픈AI 등 기술기업을 방문해 개발 중인 시스템을 살펴봤다. 처음에는 배우와 촬영 장비 없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 영화 제작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기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AI가 만들어낸 영상은 그럴듯했지만 감독이 원하는 장면을 정확히 구현하거나 인물과 배경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조명과 카메라 움직임 등 영화 제작의 복잡한 과정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벤 애플렉은 여기서 비즈니스 기회를 발견했다. AI가 영화 제작자를 대체하는 대신 창작자가 원하는 결과물을 구현하도록 돕는 기술이라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벤 애플렉은 2022년 영화 제작 AI 기업 인터포지티브(InterPositive)를 설립하고 엔지니어와 연구원, 시각효과 전문가들을 모았다. 약 8개월 동안 직접 영상을 촬영해 독자적인 학습 데이터를 구축했다. 다른 영화사의 작품을 무단으로 학습시키는 대신 자체 확보한 데이터로 영화 제작에 특화된 기술을 개발했다.

인터포지티브는 일반적인 AI 영상 생성 서비스와 달리 실제 촬영한 영상을 보완하는 기술에 집중했다. 조명이 잘못 설정된 장면을 수정하거나 배경을 교체하고, 누락된 화면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재촬영이나 복잡한 후반작업이 필요했던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것이다. 벤 애플렉은 자신의 연출·주연작 ‘애니멀스’(Animals)의 후반작업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벤 에플렉(사진=넷플릭스)
벤 에플렉(사진=넷플릭스)
벤 애플렉은 AI의 무분별한 활용에는 여전히 비판적이다. 영화를 AI에 맡기려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가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갖도록 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는 설명이다. 배우와 감독을 대체하는 대신 제작진의 작업을 돕는 도구로 AI를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넷플릭스의 관심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지난 3월 인터포지티브를 인수했으며, 벤 애플렉은 수석 고문으로 합류했다. 창업 4년 만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회사를 매각한 것이다.

인수 금액도 화제가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넷플릭스 공시에는 지난 3월 약 5억 8700만 달러(약 8000억 원) 규모의 현금 인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버라이어티 등 외신은 이를 인터포지티브 인수 금액으로 보도했다. 다만 벤 애플렉은 지난 6일 미국 GQ 인터뷰에서 “그 금액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자신이 회사 지분 전부를 소유한 것도 아니며 직원들과 제작사 아티스츠 에쿼티도 지분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보도된 8000억 원을 벤 애플렉 개인의 수익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정확한 인수 규모와 별개로 AI에 두려움을 느꼈던 배우가 직접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글로벌 OTT의 인수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은 흥미롭다. AI가 할리우드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라고 걱정했던 벤 애플렉은 이제 그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인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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