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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로 촉발된 멸칭 논란이 범여권을 뒤흔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9.18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자제를 호소했지만 상황은 여전하다. 범여권 주요 커뮤니티는 물론 유튜브 방송과 포털사이트 정치기사 실시간 댓글에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뉴이재명 세력의 본산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진보진영 최대 스피커인 유시민 작가를 향한 비난이 넘쳐난다. 이 대통령이 내민 화해의 손길을 잡지 않았다는 이유다. 마찬가지로 친노·친문 주도의 ‘딴지일보 게시판’ 역시 이 대통령에 대한 비하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
재명이네 마을·딴지 게시판·뉴스 댓글란에서 365일 전투 중
범여권 정치인의 멸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재명이네 마을과 딴지 게시판이다. 특히 이재명·김민석·유시민·김어준 등 4명을 소재로 하는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나 인터넷 기사 댓글에도 멸칭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유 작가의 대표적인 멸칭은 유촉새, 유사시민, 뇌썩남이다. 유촉새는 진중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나댄다는 의미로 유 작가의 성에 촉새를 합친 말이다. 유사시민은 사이비를 뜻하는 한자어 ‘유사(類似)’에 유 작가의 이름인 시민을 합성한 표현이다. 뇌썩남은 유 작가가 참여정부 시절 한 강연에서 “60대가 되면 뇌세포가 썩는다.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을 맡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한 점을 비꼰 것이다. 또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털천지로도 불린다. ‘털천지’는 김어준씨의 털보 이미지에 사이비 종교집단인 신천지라는 단어를 합성한 것이다. 음모론자인 김 씨의 방송을 맹목적으로 추종한다는 비하 표현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범여권 지지층의 멸칭은 이선생이다. 이선생은 이해영 감독의 영화 ‘독전’에 나오는 캐릭터다. 베일에 싸인 채 마약조직을 배후조종하는 이선생의 모습이 이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절하다. 이 대통령은 이밖에 전과4범, 런재명이라는 멸칭도 있다. 김민새는 김 대표 이름에 철새를 합성한 단어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탈당한 이후 정몽준 국민통합21 대선후보 진영에 합류한 점을 비꼬는 것으로 기회주의적 철새라는 의미다. 김 대표는 과거 인사청문회 당시 유학자금을 배추농사 투자수익금으로 마련했다는 해명 이후 배추도사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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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선정적인 혐오의 말도 못 하게 막아달라”는 댓글 질문에 “누군가를 멸칭하거나 혐오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걸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지지층 단합 호소였다. 다만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당일 밤 엑스에 리트윗한 ‘플루토11호’ 계정에서 털천지·멍청래 등 멸칭 사용 흔적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곧바로 “멸칭과 혐오를 하는 사람들을 리트윗한 이선생”이라는 비판이 올라왔다. 전통적 지지층은 이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위기 돌파를 위한 꼼수라는 인식 탓이다. 이 대통령은 논란 확산에 해당 리트윗을 삭제한 이후 추가로 “내가 누군가의 글을 인용하는 것은 그의 모든 과거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까지 올려야 했다.
뉴이재명 세력은 유 작가가 너무 밉다. 레드라인을 뛰어넘은 유 작가의 거듭된 비판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사실상의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유 작가는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과 관련, “국민을 속였다”며 맹비난했다. 김민석 대표는 유 작가의 비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요구하는 당원들의 목소리에 “표현에서 상대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 ‘유사시민’도 있던데 그런 부분을 유념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의 온건 대응론에도 친명 강성 지지층은 유 작가의 과거를 파묘하면서 멸칭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 양극화에 ‘애칭에서 멸칭으로’…범여권 지지층 회복 불가 적대감
여야 정치인들의 애칭이나 별명은 과거부터 있었다. 3김시대가 대표적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YS,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 김종필 전 총재는 JP라는 영문 애칭으로 불렸다. 국민들도 익숙한 표현이었고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다. 다만 2000년대 이후 여야 정치 지형이 극단적 대결구도로 흐르면서 크고작은 멸칭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로 현직 대통령을 동물에 빗대어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표현들이었다. 노무현(코알라), 이명박(쥐), 박근혜(닭), 문재인(소), 윤석열(멧돼지) 전 대통령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문제는 최근이다. 진보가 보수를, 보수가 진보를 상호 공격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진보·보수 내부에서 상호 역린을 건드리는 표현이 속출한다. 윤어게인 진영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한가발’로 부르는 게 대표적이다. 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쪽은 진보 진영이다. 주로 정치 고관여층이 그들만의 리그인 내부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던 멸칭 표현들이 점차 대중화되더니 유튜브 방송은 물론 신문방송 뉴스로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문조털래유(문재인·조국·김어준·정청래·유시민) vs 한강새똥돼주길(한준호·강득구·김민석·이동형·김용민·이언주·송영길)’의 대립 구도 속에서 특정 정치인의 공식 직함과 이름보다는 비아냥을 가득 담은 멸칭이 일상 표현이 돼버렸다.
현 상황에서 범여권 지지층의 분열은 회복 불가다. 이는 미디어토마토의 최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유 작가의 이 대통령 비판과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은 ‘대통령 흔들기(63.6%)’라는 응답이 ‘건전한 비평(28.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반면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경우 ‘건전한 비평(94.0%)’이라는 응답이 거의 절대적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건전한 비평’이라는 응답이 81.1%라는 점에서 친노·친문 지지층의 이 대통령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유 작가에 대한 옹호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범여권 지지층의 멸칭 공방은 어찌 보면 2017년 대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2018년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경선 당시 사생결단의 전투를 이어간 문파와 손가혁의 데자뷔다. 약 10년 만에 또다시 친명과 친문이 차기 총선 및 대선의 주도권을 놓고 정면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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