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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부터 벤틀리·롤스로이스까지… 초고가 車도 '전기 SUV'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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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10.21 16: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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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일상성 앞세운 전기 SUV, 럭셔리 전동화 선봉으로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벤틀리 첫 전기차 '토르칼' 등
'실적 효자' 떠오른 SUV, 초고가 전기 라인업으로 확장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포르쉐·벤틀리·롤스로이스 등 고급스러움과 고성능을 앞세워 온 초고가 브랜드들이 전기 SUV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브랜드에서 SUV는 이미 가장 많이 팔리는 핵심 차종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넉넉한 실내 공간과 일상적 활용성을 갖춘 SUV를 전동화 시대의 간판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벤틀리 토르칼. (사진=벤틀리모터스)
벤틀리 토르칼. (사진=벤틀리모터스)
카이엔 일렉트릭, 토르칼 등 전기 SUV 출시 잇따라

벤틀리는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로 SUV를 택했다. 벤틀리모터스는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에서 ‘토르칼’을 아시아 최초로 공개하고 국내 주문을 시작했다. 한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한 자리로 본사 경영진이 대거 방한했다. 기본형과 고성능 ‘토르칼 S’ 모두 3억 3000만 원부터이며, 토르칼 S는 최고출력이 888마력에 달한다. 유럽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600㎞이며, 400㎾ 급속충전기로는 10%에서 80%까지 약 16분이 걸린다. 고객 인도는 2027년 말로 예정됐다. 벤틀리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한국이 지난 20년간 브랜드 여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서울을 아시아 첫 무대로 택한 의미를 강조했다.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 (사진=포르쉐)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 (사진=포르쉐)
포르쉐코리아는 지난달 30일 브랜드의 두 번째 순수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을 국내에 출시했다. 지난 3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공개된 모델로, 가격은 카이엔 일렉트릭 1억 4230만 원, 카이엔 터보 일렉트릭 1억 8960만 원부터다. 최상위 터보 모델은 런치 컨트롤 사용 시 최고출력 1156마력을 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만에 도달한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기본형 최대 512㎞, 터보 468㎞다. 800V 시스템 기반으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16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휠베이스는 내연기관 모델보다 약 130㎜ 늘려 뒷좌석 공간도 한결 여유로워졌다. 이달에는 쿠페형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1억 4830만 원부터)까지 투입하며 전기 SUV 라인업을 넓혔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전동화 차량 라인업을 확대하고 가격대를 낮춰 저변을 넓힌다. 지난 7월 사전계약을 시작한 첫 전기 모델 ‘일렉트릭 GLC’는 9000만~9480만 원대로, 사전계약 1000건을 넘겼다. 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처음 적용한 모델로, 내연기관 GLC보다 휠베이스가 84㎜ 길어져 실내가 넓어졌고 트렁크는 570ℓ(뒷좌석 접으면 1740ℓ)에 앞쪽 프렁크 128ℓ도 갖췄다. ‘GLC 300 4MATIC’은 최고출력 310㎾, 1회 충전 주행거리 최대 616㎞(WLTP 기준)이며, 330㎾급 급속충전으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약 22분이 걸린다. 올해 4분기 고객 인도를 시작하고 상위 ‘GLC 400’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벤츠는 올해 전기 ‘GLB’ 등도 국내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롤스로이스는 아직 순수 전기 SUV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첫 전기차인 쿠페 ‘스펙터’를 개선한 ‘스펙터 시리즈 II’를 지난 6월 공개하며 전동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WLTP 기준)를 최대 628㎞로 늘리고 충전 시간은 최대 14% 줄였다. 롤스로이스가 개발 중인 신형 순수 전기 SUV는 2027~2028년 출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컬리넌보다 큰 차체의 신형 전기 SUV 프로토타입이 스파이샷으로 포착된 바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 올-뉴 일렉트릭 GLC'.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메르세데스 벤츠 '디 올-뉴 일렉트릭 GLC'.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초기 혹평 딛고 ‘실적 효자’로…“도심 속 일상용 럭셔리”

초고가 브랜드의 SUV는 10여년 전만 해도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희석시킨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시대 흐름이 달라지면서 선호도가 높아졌다. 국내에서도 전기차가 확산하는 가운데 초고가 차량 중 전기 SUV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전동화 흐름은 뚜렷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입 전기차 등록은 13만 25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8% 늘었고, 9월에는 전체 수입 승용차 등록의 52.1%를 차지했다. 고가 시장도 커지고 있다. 1억 원 이상 수입 전기차 등록은 1~8월 9258대로 이미 지난해 연간 등록(8177대)을 넘어섰다.

개별 브랜드 성적표를 보더라도 비슷한 흐름이다. 벤틀리의 2025년 전 세계 총 인도량(1만131대) 기준 SUV인 벤테이가(약 36%)는 컨티넨탈GT(45%)에 이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롤스로이스 역시 지난해 전 세계 총 인도량 5664대 중 SUV 컬리넌이 절반이 넘는 약 58%의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포르쉐는 올해 1~9월 글로벌 카이엔 판매량이 5만 9586대로 전체의 약 33%를 차지해 모델별 1위에 올랐고, 마칸까지 합치면 SUV 두 차종 비중이 62%에 달한다.

초고가 차량을 판매하는 브랜드에서도 한국 시장 여건을 우호적으로 보고있다. 프랑크-슈테펜 발리저 벤틀리모터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15일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 ‘토르칼’ 공개 행사에서 “한국은 시장 규모뿐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 역시 지난달 말 카이엔 일렉트릭 출시를 발표하며 “한국이 카이엔 선호도가 높고 전동화 전환이 빠른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초고가 브랜드의 SUV 확대를 오랜 기간 이어 온 고객층 확장 전략의 연장선으로 본다. 전기차 시대에도 SUV를 앞세워 일상에서 쓸 수 있는 고급차를 원하는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전동화 차량 성장 흐름 속에서 특히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면서 “고성능과 정숙성, 장인정신에 공간 활용성을 더한 전기 SUV가 럭셔리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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