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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 밖으로 나온 ‘곰곰·탐사’”…쿠팡 PB, 성수서 첫 오프라인 승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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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09.17 16: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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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LB 출범 6년 만에 첫 소비자 오프라인 행사
PB·협력사 상품 700여종…제조사 120곳 상품 전시
푸르온 쿠팡 납품 매출 300%↑…중소 제조사도 성장
가격 넘어 브랜드 경쟁…프리미엄 PB까지 확장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저희 같은 중소업체들은 무대가 없으면 살아날 수가 없어요. 쿠팡이 큰 무대를 만들어줬지 않습니까. 저희는 이제 그 무대에서 열심히 배우 활동을 하는 거죠.”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앤더슨씨. 자사 간편식 제품이 놓인 진열대 앞에서 만난 서범준 푸르온 대표는 쿠팡과의 협업을 이렇게 표현했다. 푸르온은 쿠팡 자체브랜드(PB) ‘곰곰’의 만두와 볶음밥 등을 만드는 식품 제조사다. 행사장 곳곳에는 평소 쿠팡 앱 화면에서만 보던 곰곰·탐사·코멧 대표 PB 상품들이 테마별로 꾸민 매대 위에 놓였다. 세제는 리필 바에, 색색의 잡곡은 화장품 팔레트 모양의 케이스에 담겼다. 체험 코너마다 방문객들의 대기줄도 이어졌다.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쿠팡 PB 상품 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쿠팡 PB 상품 체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이날 문을 연 ‘쿠팡 온리 페스타’는 쿠팡의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2020년 출범 이후 처음 자체적으로 마련한 소비자 대상 오프라인 행사다. 오는 20일까지 나흘간 대표 PB와 협력사 자체 브랜드 상품 700여종을 선보인다. CPLB는 현재 자체 개발한 PB 브랜드 22개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쿠팡 PB를 소비자가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공간으로 옮겨온 셈이다.

행사장은 업체별 부스가 늘어선 박람회보다는 대형 쇼룸에 가깝다. 1층에는 곡물·세제·주방용품 등 식품과 생활용품을 체험형으로 풀어냈고, 2층에는 스낵·반려동물용품·화장품·의류 등을 실제 매장처럼 진열했다. 2층 한가운데엔 ‘COUPANG ONLY(쿠팡 온리)’ 팻말을 단 철제 카트를 놓아 창고형 매장 분위기를 냈다. 상품 옆 QR코드를 찍으면 쿠팡 앱의 구매 페이지로 연결된다. 상품은 오프라인으로 나왔지만 구매는 다시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중층에는 협력 제조사를 소개하는 별도 공간을 마련했다. 현재 CPLB와 협력하는 제조사는 전국 약 650곳이다. 이번 행사에는 이 가운데 120여개 업체가 생산한 상품이 소개됐다. 제조사들이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 상품 100여종도 이곳에 따로 진열했다. 쿠팡 PB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을 실제로 만드는 중소 제조사와 이들의 상품까지 소비자 앞에 꺼내놓은 것이다.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쿠팡 온리 페스타’ 1층 전경. 곰곰·탐사·코멧 등 쿠팡 자체브랜드(PB) 상품이 테마별 매대에 전시돼 있다. (사진=쿠팡)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쿠팡 온리 페스타’ 1층 전경. 곰곰·탐사·코멧 등 쿠팡 자체브랜드(PB) 상품이 테마별 매대에 전시돼 있다. (사진=쿠팡)
서범준 푸르온 대표가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협력사 전시 공간에서 자사 간편식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푸르온은 쿠팡 PB ‘곰곰’의 만두와 볶음밥 등을 생산한다. (사진=한전진 기자)
서범준 푸르온 대표가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협력사 전시 공간에서 자사 간편식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푸르온은 쿠팡 PB ‘곰곰’의 만두와 볶음밥 등을 생산한다. (사진=한전진 기자)
푸르온도 이들 제조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2021년께 곰곰 만두 납품을 시작한 뒤 볶음밥 등으로 공급 품목을 늘렸다. 거래 초기 5개 안팎이던 납품 품목은 현재 10여개가 됐다. 서 대표에 따르면 쿠팡향 매출은 거래 초기보다 300% 이상 증가해 현재 연간 약 40억원에 이른다. 물량이 늘면서 인력도 꾸준히 충원해, 내년에는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커질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쿠팡이 PB를 검색창 밖으로 꺼낸 배경에는 달라진 PB 경쟁이 자리한다. 과거 PB가 제조사 브랜드(NB)보다 싼 가격을 앞세운 대체재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품질과 상품 차별화,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전국 점포의 진열대가 PB를 알리는 광고판 역할을 하지만, 오프라인 점포가 없는 쿠팡은 소비자가 상품을 직접 경험할 접점이 제한적이었다. PB 검색 노출 방식을 두고는 공정거래위원회 제재에 따른 소송도 진행 중이다.

상품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CPLB의 첫 프리미엄 PB ‘한눈담다’를 선보였다. 고평량 화장지를 시작으로 키친타월·세탁세제·물티슈에 이어 식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도 커졌다. CPLB의 지난해 매출은 2조 1778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늘었다. 이제는 이미 소비자가 이름을 알고 찾는 곰곰·탐사 같은 간판 브랜드를 넘어, 나머지 PB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다음 과제가 된 셈이다.

쿠팡은 이번 행사 반응에 따라 정례화나 다른 지역 개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제품을 알리고 접점을 늘려보려는 시도”라며 “중소 제조사들은 이런 행사를 직접 열기 쉽지 않아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행사 반응이 괜찮으면 추가 개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행사장에 곡물·생활용품·뷰티 등 쿠팡 PB 상품이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쿠팡)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행사장에 곡물·생활용품·뷰티 등 쿠팡 PB 상품이 체험형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사진=쿠팡)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생활용품 체험 코너에 줄을 서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1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쿠팡 온리 페스타’ 행사장에서 방문객들이 생활용품 체험 코너에 줄을 서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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