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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어 카카오도…IT업계 '통합교섭' 전선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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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현 기자I 2026.10.01 15: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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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IT산업 교섭구조 개편 요구
네이버 노조, 2일 노동위 시정신청
카카오 노조 "구조조정도 함께 논의해야"
"노란봉투법 실효성 높일 제도 보완 필요"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국내 양대 플랫폼인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의 노동조합이 계열사를 쪼개 운영하면서 주요 의사결정 권한은 모회사에 두고 노사 교섭 책임은 각 법인에 맡기는 현행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통합교섭’을 공동 촉구하고 나섰다. 네이버 노조는 통합교섭 요구를 거부한 사측을 상대로 노동위원회 시정 절차에도 착수한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IT산업 통합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국회 정책영상플랫폼 갈무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IT산업 통합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대한민국 국회 정책영상플랫폼 갈무리)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1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IT산업 통합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 이후에도 모회사와 실질적인 교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제도 보완을 요구했다.

개정 노조법 2조는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볼 수 있도록 사용자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됐다.

다만 실제 사용자성은 기업 전체를 일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별로 실질적인 지배·결정 여부를 따져 인정하는 구조다. 고용노동부는 시행에 앞서 관련 판단기준을 담은 해석지침을 내놓고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

9월 9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임금 동결에 반발해 부분파업을 진행하는 네이버제트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
9월 9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임금 동결에 반발해 부분파업을 진행하는 네이버제트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
네이버 노조, 결국 노동위로…“40일 넘게 공고도 안 해”

네이버지회는 지난 8월 20일 네이버 본사에서 통합교섭 선포식을 열고 네이버와 계열사 공통 근로조건을 함께 논의하는 교섭을 공식 요구했다.

하지만 노조 측에 따르면 네이버는 ‘계열사 조합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지위에 있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고, 교섭요구 사실 공고에도 응하지 않았다. 요구 이후 40여 일이 지나면서 노조는 오는 2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통합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을 접수하기로 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네이버가 계열사의 지분 구조와 이사회 구성, 사업·매출 의존도뿐 아니라 인사이동과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에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의 교섭 결과가 계열사에 적용된 사례와 과거 계열사 교섭에 네이버가 직접 참여한 사례도 사용자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네이버 사업에만 종속돼 매출 100%를 네이버에 의존하는 계열사가 있다”며 “이런 회사에 대해서조차 네이버가 사용자가 아니라면 대한민국에서 노란봉투법상 사용자가 될 수 있는 원청이 과연 어디에 있느냐”고 말했다.

노조는 “노란봉투법의 A/S”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부가 이미 해석지침을 마련했음에도 현장에서 사용자성을 둘러싼 다툼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보다 명확한 행정기준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회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개정법 시행 실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사용자 판단 기준과 교섭 범위를 보다 구체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카카오노조원들이 6월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카카오노조원들이 6월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카카오도 가세…“경영할 땐 하나, 책임질 땐 다른 회사”

카카오지회도 통합교섭 요구에 가세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가 사업 분사와 인수·재편 과정에서 투자와 사업방향, 조직개편, 계열사 매각·분할과 보상정책 등에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이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경영할 때는 하나의 공동체인데 책임질 때는 서로 다른 회사가 된다”며 “권한이 있는 사람이 책임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가 주장하는 통합교섭은 모든 계열사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똑같이 맞추자는 방식은 아니다. 서 지회장은 “통합교섭은 모든 회사를 똑같이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며 “각 법인의 사업 특성과 성과를 인정하되 사업 매각·종료에 따른 고용대책이나 조직개편의 영향, 사업 실패에 따른 전환배치·재교육 등 그룹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공통 사안을 함께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노조 역시 모든 법인별 교섭을 하나로 없애는 것이 아니라 모회사가 실제 결정하는 공통 의제는 통합교섭에서, 개별 법인의 결정권이 있는 사안은 기존 법인별 교섭에서 다루는 다층적 구조를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넘어 IT업종 교섭구조로

화섬식품노조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통합교섭 요구를 개별 회사의 노사문제에 그치지 않고 IT·게임·플랫폼 산업 전반의 교섭구조 개편 문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화섬식품노조에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해 넥슨·엔씨소프트 등 주요 IT·게임 기업 노조가 가입해 있다. 지난 8월 국회에서 ‘IT업종 통합교섭구조 모색을 위한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이번 공동 기자회견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제도 개선 요구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환섭 화섬식품노조 위원장은 “여러 법인으로 사업조직이 분화된 IT기업에서 실제 의사결정권을 가진 주체와 교섭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첫 시험대는 네이버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지회가 오는 2일 경기지노위에 시정신청을 제기하면 네이버가 계열사 근로조건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결정권’을 행사한다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성은 개별 근로조건별로 판단되는 만큼 노동위가 노조가 제시한 지분·인사·복지·임금 등의 자료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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