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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말곤 없나요?"…쏠림에 투자업계 '거품 경계' 솔솔[마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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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I 2026.09.22 1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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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비중 3년새 2.5배…정책자금이 쏠림 가속
매출 대비 몸값 최대 500배…"상장 때 회수 장담 못해"

이 기사는 2026년09월22일 15시0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이 인공지능(AI) 기업에 대규모로 투입되면서 출자자(LP) 사이에서 AI 밸류에이션 거품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자금이 끌어올린 몸값에 민간 자금이 따라붙기를 주저하면서 AI 투자를 내건 펀드 결성이 무산되는 사례도 나왔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22일 벤처캐피탈(VC)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VC는 AI 기업 투자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결성을 추진했지만 LP들이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LP들은 "AI 말고는 없느냐"며 출자를 거절했고, AI 기업 가치가 이미 지나치게 높아 거품 조짐이 보인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레이징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꼽히던 AI가 민간 LP에게는 오히려 경계 대상이 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LP들의 이 같은 판단이 최근 몇 년 새 AI로 급격히 쏠린 투자 흐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 플랫폼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은 전년 대비 19.7% 줄었지만 AI 분야 투자금은 9666억원으로 41% 늘었다. 2021~2023년 8~9%에 머물던 AI 비중은 2024년 16%, 지난해 23.6%로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는 AI·로보틱스 투자금이 2조6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2% 급증했고, 전체 투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3%까지 확대됐다.

투자 혹한기에도 민간 자금이 꾸준히 AI로 옮겨가던 흐름에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자금의 대형 투자가 더해지면서 쏠림에 가속이 붙고 있다는 평가다. 이른바 'AI 3대장'인 리벨리온·퓨리오사AI·업스테이지 등에는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대거 쏠린 상태다.

리벨리온은 지난 3월 6400억원 규모 프리IPO를 마무리하며 약 3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가운데 3000억원이 국민성장펀드(2500억원)와 산업은행(500억원)에서 나왔다. 퓨리오사AI는 약 3조원의 기업가치로 7000억~8500억원 규모 프리IPO를 진행하고 있는데, 국민성장펀드와 산업은행이 4000억원을 배정했다. 업스테이지가 유치한 5600억원 중에서는 첨단전략산업기금과 산업은행 몫이 1300억원이다. 주요 AI 기업의 대형 라운드에서 정책자금이 많게는 절반가량을 채우며 기업가치 형성을 주도한 것이다.

문제는 몸값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실적이다. 리벨리온의 지난해 매출은 320억원, 영업손실은 1205억원이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매출 57억원에 영업손실 625억원을 기록했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매출이 248억원이지만 상장 시 기업가치로 최대 5조원이 거론된다. 매출 대비 기업가치가 100배에서 500배에 이른다. 정책자금이 민간 투자자와 함께 라운드에 참여하는 구조라 해도, 대규모 자금이 한꺼번에 실리면서 가격을 검증할 여지는 좁아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책자금이 AI 투자를 견인하자, 각종 기관 출자 사업도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한국벤처투자의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는 1조6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늘었고, 이 중 AI융합·딥테크 분야가 47%를 차지한다. 우정사업본부는 하반기 AI 벤처펀드 출자에서 운용사가 출자금의 200% 이상을 AI 밸류체인에 투자하도록 조건을 걸었다.

투자업계가 우려하는 건 AI 섹터 기업들이 비상장 단계에서 인정받은 몸값이 공모시장에서도 유지될 수 있느냐이다. 초기 투자자는 공모가가 최근 투자 단가를 밑돌아도 차익을 남길 수 있지만, 높은 기업가치에 뒤늦게 들어온 후기 투자자는 원금 회수부터 장담하기 어렵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책자금이 몸값을 올려놔서 민간이 따라 들어가기 부담스럽다"며 "이미 올라간 가격에 민간 자금이 들어갔다가 상장 때 공모가가 그 아래로 잡히면 손실은 고스란히 민간 LP 몫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LP들이 'AI 말고는 없느냐'고 묻는 것도 결국 회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며 "AI 외에도 다른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보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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