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년도 제7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과 '2026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점검 세부 추진방안도 보고받고 구체적인 시행 절차와 평가 기준 등을 논의했다.
이번 기금위에서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결정은 자사주 관련 의결권 행사 기준 개정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과 9월, 올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개정된 상법 내용을 국내외 주식 의결권 행사 세부 기준에 반영하기로 했다.
개정 상법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제도 운영, 합병 등 법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거나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보유·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기업은 자기주식 보유·처분 계획을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국민연금은 예외적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에 대한 찬반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 기업이 주주총회에서 관련 계획의 승인을 요청하면 자사주 취득 당시 공시한 목적과 실제 활용 계획이 일치하는지 살펴본다. 보유·처분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이고 합리적인지도 평가한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기업이 경영상 목적을 이유로 자사주를 계속 보유하거나 처분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 국민연금은 정관 변경 사유가 합리적인지, 향후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찬반을 결정한다.
이번 지침 개정은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활용하려는 경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자사주 보유·처분의 필요성뿐 아니라 실제 활용 계획이 주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도 의결권 판단 대상에 포함됐다. 기업으로서는 주주총회에서 자사주 보유의 필요성과 활용 목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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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수탁자 책임활동에 대한 점검 체계도 구체화되고 있다. 이날 기금위는 지난 7월 의결한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활동 이행점검 체계 도입 방안'의 후속조치로 세부 추진방안을 보고받았다. 국민연금공단과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의 수탁자 책임활동을 점검·평가하기 위한 절차와 기준 등을 놓고 위원 간 의견을 나눴다.
앞서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활동 원칙 준수 여부와 이해상충 대처 수준 등을 평가하고,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에 대해서는 평가 결과를 향후 위탁자금 추가 배정이나 회수 과정에 연계하기로 했다. 단순히 책임투자 관련 정책을 갖추고 있는지를 넘어 실제 주주권 행사와 이해상충 관리 등 이행 수준을 평가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점검 절차와 평가 기준 등이 논의됐다.
한편 기금위는 고령층의 긴급 생활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노후긴급자금 대부사업(실버론) 예산을 85억원 증액하는 내용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실버론 사업비는 당초 540억원에서 625억원으로 늘어난다. 국민연금은 추가 예산 확보로 연말까지 대부사업을 중단 없이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버론은 국내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국민연금 수급자를 대상으로 전·월세 보증금과 의료비, 배우자 장제비, 재해복구비 등 긴급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사업이다. 연간 연금수령액의 2배 이내에서 실제 필요한 비용을 최대 1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올해 4분기 기준 대출금리는 연 3.21%이며, 원금은 최대 5년에 걸쳐 균등분할 상환할 수 있다. 거치기간은 최대 2년이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실버론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총 11만5446명에게 6297억원이 대부됐다. 상환대상 금액 5019억원 가운데 4984억원이 상환돼 상환율은 99.3%로 집계됐다.
이 밖에 기금위는 지난 7월 21일 보건복지부 직제 개정 사항 등을 반영하기 위해 기금운용위원회와 산하 전문위원회 운영규정을 개정했다. 기금위는 복지부에 금융 취약계층인 연금수급자가 긴급 생활자금을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실버론 사업을 운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금운용본부에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금 수익 제고라는 원칙 아래 기업의 자사주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향상에 활용될 수 있도록 수탁자 책임활동을 충실히 수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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