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건설업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현장 내 벌집 등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를 법적 책임을 가를 핵심 쟁점으로 꼽고 있다. 벌집의 존재를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도 별다른 안전 조치 없이 작업을 강행토록 했다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사전에 전혀 인지할 수 없었던 돌발 상황이었다면 중대재해 미적용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 별개로 업무 중 발생한 사고인 만큼 일반적인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여지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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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사업주가 자동으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엄격히 따지게 된다. 법리적으로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영역이 자연재해에 가까운 벌 쏘임 현상에까지 미치는지 다툼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 보니, 건설업계에서는 “애매하면 일단 중대재해로 공시부터 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법무법인 광장의 허훈 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면 공시한다”며 “벌에 쏘여 사망했다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인 만큼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벌 쏘임 사망이 중대재해로 인정되지 않은 적도 있다. 지난해 울산의 한 작업 현장에서도 근로자가 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당시 고용노동부는 이를 일반 재해로 판단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번 벌 쏘임 사망사고 역시 우발적이었다고 판단된다면 사업주의 예방 의무를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작업장 주변에 벌이 있었는지를 인지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센터장은 “벌에 쏘였다는 이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업무와 사고 간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며 “이번 ‘벌 쏘임’ 사고는 벌집의 존재 여부 등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 말했다.
정상민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장은 “조사 과정에서 벌이 작업장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고용노동부가 사업주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안전보건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정하기 쉽지 않은 가운데 불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오히려 기업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 변수가 많은 건설 현장의 특성상, 체계적인 법무팀을 갖춘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소사들은 이러한 모호한 규제가 사업 위축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재해 발생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현장에서 혼선을 겪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등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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