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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늘었다. 올해 8월 말 기준 전국 누적 전기차 충전기는 54만 1567기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46만 9045기와 비교하면 7만기 이상 증가했으며, 2020년 3만 4714기와 비교하면 15배 이상 늘었다.
문제는 충전기가 늘어난 만큼 이용자의 체감 편의성이 높아졌느냐는 점이다. 충전기 고장이나 출력 저하가 발생하면 설치 대수와 관계없이 실제 이용 가능한 충전 인프라는 줄어든다.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충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고, 인증이나 결제 과정이 복잡하면 충전기 접근성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
양적 확대의 이면에서 운영 부실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한 충전시설 운영업체의 경영난으로 전국 2800여 기의 충전기가 사실상 가동을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현행 제도상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자체 설치한 충전기는 운영 상태를 의무적으로 보고할 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정부가 실제 가동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도 있다. 정부는 오는 11월부터 운영 상태 보고 의무를 모든 충전시설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역별 편차도 여전히 크다. 전체 충전기의 29.2%인 15만7947기가 경기도에 집중돼 있으며 경상권도 12만6056기로 23.3%를 차지한다. 두 지역에 전국 충전기의 절반 이상이 몰린 셈이다. 반면 강원은 1만8364기로 3.4%, 제주는 1만2532기로 2.3% 수준이다. 충전기 총량뿐 아니라 지역별 전기차 보급 규모와 이용 수요를 고려한 배치가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다.
정부 정책도 양적 확대에서 품질 관리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올해부터 전기차 충전기는 성능에 따라 보조금이 차등 지급되며 최소 성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급속충전기의 경우 전기차와 충전기 간 통신, 내환경성, 출력, 에너지 효율, 커넥터 내구성 등을 평가하고 핵심 부품인 파워모듈도 별도 성능평가를 거친다. 기준에 미달할 경우 보조금이 20% 감액된다.
보조사업자 평가에서도 운영사뿐 아니라 제조사의 기술개발 역량과 충전기 품질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충전 인프라가 단순히 설치하는 설비가 아니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생활 인프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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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판매사인 현대차그룹 역시 초고속 충전망 ‘E-pit’을 운영하며 자사 전기차 고객의 충전 경험을 강화하고 있고, 테슬라도 슈퍼차저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110만 대에 가까워지고 충전기도 50만 기를 넘어선 만큼 앞으로는 ‘몇 기를 설치했느냐’보다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하느냐’가 중요해지리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보급 확대 단계를 넘어 일상적인 이용 단계로 진입하면서 충전 인프라 역시 양적 성장에서 질적 경쟁으로 넘어가고 있다”면서 “충전 속도와 출력 안정성은 물론 고장 발생 시 복구 속도, 충전 대기시간, 인증·결제 편의성 등 이용자가 직접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이 충전 인프라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