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게임최적화서비스(GOS) 표시광고법 위반 사건의 주심을 맡았던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27일 사건 처리가 장기화한 이유를 묻자 내놓은 답변이다. 기술적 쟁점이 많았고, 삼성전자에 11차례 이상 소명 기회를 제공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런데 ‘좀 걸린 시간’이 무려 4년 7개월이다. 그사이 소비자 소송은 끝났고, 문제가 된 기능도 개선됐다. 소송 참여자들이 제기한 공정위 신고도 취하됐다. 민사 분쟁이 마무리된 뒤 공정위가 내놓은 결론은 201억원의 과징금이었다.
신고 취하가 위법행위의 면죄부가 될 수 있단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 공정위는 2005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정거래법상 끼워팔기 사건에서 신고 기업들이 합의 후 신고를 취하했지만, 심의를 계속해 제재했다. 개별 당사자 간 합의와 시장 질서 보호를 위한 행정제재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제재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뒤늦은 제재가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까. ‘뒷북 제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기술적 판단을 둘러싼 설명도 아쉽다. 공정위는 GOS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최대 동작 속도를 제한했고,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화면 끊김과 해상도 저하 등의 불만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게임 성능에 미친 영향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검증했는지는 의문이다. 게임 성능은 초당 프레임(FPS)뿐 아니라 발열과 장시간 사용 시 안정성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공정위가 동일한 조건에서 GOS 적용 전후의 성능을 비교했는지, 피심인 측이 제출한 실험자료는 어떤 근거로 평가했는지 명확하지 않다. 삼성전자가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할 만큼 양측의 기술적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물론 표시광고법상 실제 게임 성능 저하가 입증돼야만 기만광고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술적 쟁점으로 사건 처리가 장기화됐다는 공정위의 설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성능 비교시험 결과나 삼성전자가 제출한 기술자료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했다. 소비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누락했다며 기업을 제재한 공정위가 정작 자신의 판단 근거는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셈이다.
신고자는 이미 떠났고, 관련 민사 분쟁도 마무리됐다. 문제의 기능은 2022년 3월 개선됐고, 내년 초 갤럭시 S27 출시가 예상되는 지금까지 같은 논란도 다시 불거지지 않았다. 공정위가 장고 끝에 찍은 마침표는 또 다른 법정 다툼의 불쏘시개가 됐다. 이번 제재가 소비자 보호에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불분명하지만, 기업에 새로운 법적 불확실성을 남겼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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