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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언니 챙기던 22세 막내딸…8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났다[따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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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나연 기자I 2026.11.05 13: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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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쓰러져 의식 회복 못 해
뇌사 판정…심장·폐·간 등 기증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어린 시절부터 아픈 언니를 살뜰히 챙기며 간호사를 꿈꾸던 22세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8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전수연 씨의 어머니 정영순 씨(왼쪽부터)와 생전 전 씨의 모습. (사진=뉴스1)
전수연 씨의 어머니 정영순 씨(왼쪽부터)와 생전 전 씨의 모습. (사진=뉴스1)
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전수연 씨(22)는 지난 2월 23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양측 신장, 양측 안구 등을 기증해 8명의 생명을 살렸다. 피부 등 인체조직도 함께 기증했다.

전 씨는 갑작스럽게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평소 가족끼리 장기기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왔던 부모는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딸의 심장이 다른 사람의 몸에서 뛰고, 딸의 눈으로 누군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남은 가족에게 위안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씨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막내딸이었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투병해 온 한 살 터울 언니를 위해 갖고 싶은 것도 양보하며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했다.

어머니 정영순 씨는 “언니가 아프다 보니 수연이가 일찍 철이 들었다”며 “가족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었고, 나에게는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같은 딸이었다”고 회상했다.

전 씨는 학창 시절 제빵을 배우고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최근에는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이후 돈을 모아 대학에 진학한 뒤 간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전 씨는 어머니와 단둘이 전국을 여행하고, 훗날 결혼식에서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꿈을 꿨다. 아버지에게 “결혼할 때 손잡고 들어가야 하니까 오래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딸과의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전 씨의 생명나눔이 오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증 약 8개월 만에 사연을 공개했다.

어머니는 딸에게 “수연아,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여기서 못 했던 것들 마음껏 펼치면서 행복하게 지내. 언니 걱정도, 엄마 아빠 걱정도 하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간호사가 돼 아픈 이들을 돌보고 싶어 했던 전수연 씨가 그 꿈을 다 펼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8명에게 희망을 전했다”며 “슬픔 속에서도 생명나눔을 결정해 준 유가족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들어 누적 뇌사 장기기증자는 지난 2일 기준 38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자는 총 370명이었다.

아픈 언니 챙기던 22세 막내딸…8명에 새 생명 주고 떠났다[따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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