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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연에 없던 새 바이러스 생성…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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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07 07: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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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보2'가 설계한 합성 바이러스 16종
대장균 살상력, 원본 자연 바이러스 앞서
오픈소스 무료 공개…"감독 체계 부족" 경고
내성균 잡을 무기냐, 생물테러 씨앗이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공지능(AI)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 AI가 생명의 설계도인 유전체(게놈)를 통째로 써낸 첫 사례다. 항생제가 듣지 않는 세균을 잡을 길이 열렸다는 기대와 함께, 누구든 치명적 바이러스를 설계할 수 있게 됐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사진=AFP)
(사진=AFP)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생성형 AI ‘에보2’로 설계·제작한 합성 박테리오파지 16종이 대장균을 죽이는 능력에서 원본으로 삼은 자연 바이러스 ‘파이X174’를 앞섰다고 밝혔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에 침투해 이를 죽이는 작은 바이러스로, 항생제를 대신해 병을 일으키는 세균을 없애는 데 쓰이기도 한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히 스탠퍼드대 교수는 “생성형 설계로 완전한 기능을 갖춘 게놈 전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개념 증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지는 크기가 작고 연구가 많이 돼 있으며 분자생물학과 치료제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기 때문에 대상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방식을 세균처럼 더 큰 생물, 나아가 더 복잡한 생명체로 넓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전체 전문가인 에이드리언 울프슨 DNA 합성기업 제니로 최고경영자(CEO)는 “이 논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진화가 만들어낸 존재를 뒤돌아보는 일을 멈추고 앞으로 펼쳐질 방대한 생물학적 가능성과 마주하게 된, 생물학의 ‘라이트 형제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기대가 쏠리는 분야는 ‘파지 요법’이다. 동유럽에선 수십년간 환자의 세균 종류에 딱 맞는 파지를 골라 감염 부위에 바르거나 주사·복용하는 방식으로 치료해 왔다. 다만 절차가 복잡하고 세균이 내성을 얻을 수 있어 서구에선 널리 쓰이지 않았다.

연구팀의 새뮤얼 킹 연구원은 “무서운 항생제 내성 병원균이 등장하고 있다는 증거가 쌓이는 만큼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파지 요법이 분명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안전을 위해 병을 일으키지 않는 대장균 균주를 썼고, 동식물 세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는 AI에 학습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 훨씬 넓은 범위의 바이러스로, 또 자연 게놈에서 출발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생물 설계로 나아갈 수 있다. 에보2는 누구나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는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다.

히 교수는 “당장 상업화 계획은 없다”며 “건강과 인류에 돌아갈 잠재적 이익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기초 기술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쓰도록 공개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악의적 행위자가 이 AI 도구를 개조해 생물테러에 쓸 수 있다는 위험보다 편익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반면 존스홉킨스대 보건안보센터의 토머스 잉글스비, 모리츠 한케는 같은 호 사이언스에 실은 글에서 이번 연구가 “생물안전과 생물보안에 관한 시급한 질문을 던진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생성형 유전체학을 감독하기에 기존 관리 체계는 충분치 않다”며 “이제 문제는 생성형 바이러스 게놈 설계가 존재할 것이냐가 아니라, 사회가 그 편익은 살리면서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은 막을 감독 체계를 세울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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