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완판을 못하면 어떡하느냐’는 기자의 걱정 섞인 질문에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를 담당하는 금융위원회 공무원이 내놓은 답변이다.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의 전날까지 누적 판매액은 4758억원으로 전체 목표액의 80%에도 못 미쳤다. 여러 제한 조치가 풀린 후에도 판매율이 하루 3~4%포인트씩 높아지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15일 오후 5시 판매 종료 전 완판은 어려워 보인다. 1차의 흥행을 재현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법한 상황이다.
금융위는 지난 5월 6000억원 규모의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가 조기 완판되자, 불과 4개월 만에 같은 규모의 추가 판매를 결정했다. 1차 판매 당시 조기 완판으로 투자 기회를 얻지 못한 국민에게 다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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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입장에서 2차 판매는 부담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1차 판매가 조기 완판된 상황에서 추가 판매에 나섰다가 물량이 남으면 ‘흥행 실패’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수요 예측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고, 판매 부진의 원인을 설명해야 하는 부담도 뒤따른다. 추가 판매에 나서지 않았다면 굳이 떠안지 않아도 될 일이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완판을 목표로 설계했다면 포함하지 않았을 제약 사항도 여러개 추가했다. 1차 가입자의 재가입을 제한하고 서민 우선배정 물량을 기존 20%에서 50%로 확대했다. 또 온라인 판매 물량에도 제한을 둬 영업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입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했다. 판매 실적을 높이는 것보다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판매 방식을 손질한 것이다.
오랜 시간 돈을 묵혀둬야 하는 상품 판매에 완판 행진이 바람직한 현상만도 아니다. 담당 공무원은 1차 판매 당시를 돌아보며 “완판되니까 좋으면서도 걱정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5년 묵혀두는 상품을 광클릭하는 것은 사실 옳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인 데다가 정부가 후순위 출자를 통해 손실 일부를 먼저 부담하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는 자신의 자금 사정과 위험 감수 능력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정부는 오히려 과도한 열기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참여형성장펀드의 취지도 단순히 투자상품을 많이 파는 데 방점이 찍혀있지 않다. 국민이 첨단전략산업과 혁신기업의 성장에 투자하고 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시중자금을 생산적 금융으로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국민참여성장펀드 2차 판매를 계기로 국민성장펀드의 간접투자 부문 공급 목표는 기존 7조원에서 7조 6000억원 가까이로 확대됐다.
그럼에도 정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에게도 완판은 매력적인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목표 물량을 모두 채웠다는 사실만큼 성과를 드러내기 쉬운 지표는 없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책 성과를 숫자로 보여주는 데 급급하기보다 정책의 취지에 더 적합한 행정을 펼쳤다는 점은 박수 받을 만하다.
반대로 판매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정책을 실패로 규정한다면, 앞으로 공무원들이 불확실성을 감수하면서 국민을 중심에 둔 행정에 나서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제 정부가 집중해야 할 것은 국민의 자금이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적절히 공급되고, 기업의 성장과 투자자의 수익으로 이어지도록 세심히 챙기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