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수출액은 2조9200억달러(약 3964조원)를 기록했다. 같은 증가세가 이어지면 연간 수출액은 4조4800억달러(약 6082조원)로 2019년보다 80%가량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무역기구(WTO) 집계에서도 지난해 중국의 수출액은 3조7700억달러(약 5118조원)로 유럽연합(EU)의 역외 수출(2조9900억달러·약 4059조원)보다 8000억달러(약 1086조원) 가까이 많았다. 2016년만 해도 양측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은 7100억달러(약 964조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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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건 내수 부진 탓이 크다. 약 5년 전 시작된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가계 살림이 무너지고 사상 최장 기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이 이어지자,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을 수출에 더 의존하게 됐다. 지난 1년간 세계적인 반도체·전자부품 품귀로 일부 칩 가격이 치솟은 것도 수출액 증가에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가장 높은 관세를 매겼지만 흐름을 꺾지 못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19.3%에 달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의 수출이 각각 25.8% 급증했고, EU(15.3%)와 미국(6.2%)으로의 수출도 늘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 증가에 더해, 베트남·멕시코 등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하거나 제3국에서 최종 조립하는 방식이 늘어난 영향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유럽이다. 올해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하루 10억달러(약 1조3575억원)꼴이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안방과 수출 시장 모두에서 중국 업체에 판매를 빼앗기며 공장을 닫고 수만명을 감원했다. 독일 폭스바겐이 대표 사례다. 7월 한 달 중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156억3000만달러(약 21조2177억원)로, 이 가운데 유럽이 65억9000만달러(약 8조9459억원)로 가장 많았다. 유럽 경제 대국 독일의 제조업 생산은 10년 가까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피해는 신흥국으로도 번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수출 급증이 신흥국의 국내 생산을 밀어내고 “선진국에는 수출 경쟁 심화로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에선 초저가 중국산 섬유에 밀려 중소기업들이 무너지고 도자기 업체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선박 70%·전기차 75% 장악…보복 우려에 장벽도 못 쌓아
중국은 세계 무역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정부가 육성하는 분야에선 비중이 훨씬 높다. 세계 선박 수주의 약 70%, 전기차 생산의 약 4분의 3, 태양광 공급망의 80% 이상을 쥐고 있다.
압도적인 점유율은 곧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맥킨지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값싼 배터리 덕분에 경쟁사보다 최대 40% 낮은 원가로 차를 만든다. 중국이 전 세계 생산 과정에서 창출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2000년 이후 약 3배로 늘어 30%에 육박한다. 미국(16%)·일본(7%)·독일(5%)을 크게 앞선다.
EU는 공공조달에서 역내 기업을 우대하는 ‘메이드 인 유럽’ 규정을 검토하고, 독일은 하이브리드차에 새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맞대응이 쉽지 않다. EU는 중희토류의 100%, 마그네슘의 97%를 중국에서 조달한다. 무역 장벽을 쌓았다가 중국이 핵심 광물로 보복하면 자국 경제가 휘청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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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경쟁력의 원천이다. 정부가 육성 산업을 정하면 해당 기업들은 국유은행의 저리 대출, 값싼 토지, 세금 감면, 연구개발 보조금 등을 받는다. 공업정보화부가 지정한 첨단 제조 클러스터는 80곳에 이르고, 세계 10대 컨테이너항 가운데 6곳이 중국에 있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기 전까지 3년간 이어진 디플레이션 또한 위안화의 실질 가치를 끌어내려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최근 중국의 정책 신호도 경쟁국들에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로디움그룹은 “중국 정부는 과잉 생산과 가격 압박에 시달리는 성숙 산업에서도 생산 능력을 줄이기보다 지원을 이어가며 기술 개선과 점유율 확대를 독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