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금리 상승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정부의 빚이 늘면서 국채 공급이 확대하자 투자자들이 장기채 보유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는 등 시장 자체가 ‘돈의 가격’을 다시 매기고 있다. 한국 역시 글로벌 금리 상승과 물가 압력이 이어지면 시장금리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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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798%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년물도 5.27% 안팎까지 상승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30년 만에 3%를 넘어섰다. 영국 10년물 금리는 5.25%까지 올라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고, 30년물은 5.9%에 육박하며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독일 10년물 역시 3.35% 안팎으로 상승해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직접적인 방아쇠는 국제유가다. 미국과 이란이 한 달여 만에 다시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졌고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고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매도를 부추겼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따로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최근 40조 달러(약 5경 5000조원)를 넘어선 가운데 주요 선진국에서도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릴수록 시장에서 소화해야 할 채권 물량이 많아지고 투자자들은 장기채를 사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도 변수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등 5개 대형 기술기업이 올해 발행한 채권은 2200억 달러(약 301조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채권시장의 공급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금리 정상화는 글로벌 채권시장에 또 다른 충격이다. 일본은 수십년간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일본 투자자 자금이 미국과 유럽, 호주 등 해외 채권시장으로 흘러들어 갔다. 그러나 일본 10년물 금리가 3%까지 상승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환율 변동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의 해외 채권을 사야 할 유인이 줄기 때문이다. 일본 투자자가 자국 채권으로 자금을 돌리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수요 감소와 금리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프라샨트 뉴나하 TD증권 수석 금리전략가는 이를 “진정한 체제 변화(regime change)”며 “일본 국채가 오랫동안 글로벌 채권시장의 ‘앵커’ 역할을 했지만 이제 일본 금리 상승이 오히려 글로벌 시장의 변수가 되고 있다. 일본 금리가 추가 상승한다면 일본 투자자 자금이 자국 자산으로 점진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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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금리 상승은 정부의 이자 부담만 키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채는 민간 금융상품의 장기금리를 결정하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조달비용과 회사채 발행금리, 주택담보대출 등에도 상승 압력이 생긴다.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시장금리가 오르면 가계와 기업이 실제로 부담하는 ‘돈값’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이 주담대 금리와 기업의 차환 부담을 통해 실물경제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건설·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처럼 금리에 민감한 부문에는 부담이 더욱 클 수 있다.
정부의 재정 운용에도 경고등이 켜진다.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더 발행해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2022년 영국에서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뒤 국채금리가 급등했던 ‘리즈 트러스 사태’가 대표적인 사례다. 리즈 트러스 총리 시절 대규모 감세 중심의 예산안으로 채권시장이 발작했고 결국 트러스 총리는 영국 역사상 최단기(49일) 총리로 남았다.
다만 장기금리 상승을 곧바로 금융위기의 전조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세계 경제가 높은 차입 비용을 감당할 만큼 견조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40년이라는 긴 시계열로 보면 미국 10년물 금리 역시 역사적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201388.jpg)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9/PS2609020138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