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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3.7도까지 떨어졌지만 주민 대부분은 미처 옷가지도 챙기지 못한 채 급히 몸만 빠져나와 얇은 차림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발생한 대형 화재에 주민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이번 불은 마을 안에서 번지기 시작해 피해가 더 컸다고 입을 모았다. 집이 몽땅 타버린 이들은 불이 꺼진 뒤에도 돌아갈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렀다.
개포중학교 임시대피소에서 만난 정희진(70) 씨는 “우리 집에서 100m가량 떨어진 빈집에서 불이 났다”며 “바로 옆에서 가스가 ‘펑펑’ 터지는 소리가 나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에는 멀리 떨어진 산에서부터 불길이 번져 피해가 없었는데 어제는 혼비백산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로 정 씨의 보금자리는 모두 불에 탔다. 그는 “겨울에 입을 만한 게 지금 입고 있는 한 벌이 전부”라며 “앞으로 남은 겨울을 집도 없이 어떻게 버틸까 싶다”고 말했다. 정 씨뿐 아니라 다른 주민들도 배급받은 체육복을 위아래로 겹쳐 입어 겨우 추위를 달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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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가 있는 남편과 함께 사는 문모(73) 씨 역시 작은 손가방 하나만 챙긴 채 가까스로 대피했다. 문 씨는 “우리 아저씨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불이 난 줄 모르고 있었다”며 “내가 간신히 데리고 나와 겨우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밤사이 남편이 많이 추워했다”며 “집에서 챙겨 나온 게 없어 여기서 받은 체육복을 껴입게 해 겨우 버텼다”고 말했다. 문 씨는 자신의 담요까지 남편에게 덮어주며 임시대피소에서 언제까지 지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구룡마을 안에도 화재민 대피소가 마련됐다. 여기서 만난 A 씨는 “전날 개포중학교 대피소에 갔다가 꽉 차서 구룡중학교로 이동해 자고 왔다”며 “1년 안에 이렇게 큰불이 자주 나는 게 말이 되느냐”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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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은 이재민 구호소를 전날부터 개포중학교와 구룡중학교에 마련해 운영 중이다.
호텔 2 개소는 원하는 가구에 한해 1박에 10만원을 지원하는 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당국은 숙박시설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했지만 핼러윈 행사를 앞두고 예약이 꽉 차 객실 마련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도 파악됐다.
한편 전날 오후 3시49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2지구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구청·경찰 등 관계 당국은 인력 960여 명과 장비 162여 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약 13시간에 걸친 밤샘 진화 끝에 이날 오전 4시39분께 완전히 꺼졌다. 현재 소방은 잔불을 정리하는 한편 재발화에 대비해 일대를 순찰 중이다.
이번 화재로 30대 여성 1명이 다리에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큰 인명피해는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주민 39명이 자력으로 대피했다.
이로 인한 이재민은 91가구(127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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