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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불완전판매에 3746억원 '철퇴'…국민은행만 1736억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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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11.04 16: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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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7곳·증권사 6곳 제재…금융위 역대 최대 규모 금전 제재
국민·하나은행에 은행권 제재금 73% 집중…손실 위험 설명 누락 등 적발
당초 과징금 4조원→최종 3712억원…자율배상·법리 검토 등 영향
내년 1분기 투자상품 설명 가이드라인 시행…불완전판매 방지 강화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과 증권사 13곳에 총 3746억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금융위원회가 부과한 금전 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다만 당초 금융감독원이 산정한 과징금 약 4조원과 비교하면 최종 부과액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해 1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한 7개 은행과 6개 증권사에 과징금 3712억4200만원과 과태료 33억9000만원을 부과하기로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홍콩 H지수 ELS 사태는 2023년 하반기부터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커진 사건이다. ELS는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된 수익을 얻지만 지수가 크게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된 상품에 고령층을 비롯한 일반 투자자들이 대거 가입하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졌다.

2024년 들어 만기가 돌아온 상품에서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자 금융감독원은 현장검사를 진행했고, 은행들이 손실 위험을 충분히 설명했는지와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게 상품을 판매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자율배상 기준을 마련해 피해 회복을 추진하는 한편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여부에 대한 제재 절차를 진행해 왔다.

금융당국은 이날 결론을 내고 은행권에 과징금 3619억6000만원과 과태료 17억7800만원 등 총 3637억3800만원이 부과했다. 증권사 6곳의 제재금은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을 합한 108억9400만원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제재금이 1736억3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과징금 1723억3400만원과 과태료 13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하나은행은 924억7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은행의 제재금만 2661억900만원으로 은행권 전체의 73.2%를 차지했다.

이어 NH농협은행 405억9500만원, 신한은행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1600만원, 우리은행 3억3100만원 순이었다. 수협은행에는 과징금 없이 과태료 4200만원만 부과됐다.

증권사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과징금 92억4500만원과 과태료 1200만원 등 총 92억5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은 1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3억400만원, KB증권은 3억원을 부과받았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2300만원과 1000만원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이번 제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과징금 규모가 심의 과정에서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당초 홍콩 ELS 불완전판매에 따른 과징금을 약 4조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1차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약 2조원, 올해 2월 2차 제재심에서 약 1조4000억원으로 낮아졌다.

금융위는 지난 5월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법리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제재안을 금감원에 돌려보냈다. 이후 금감원은 과징금 산정 근거를 재검토해 6월 약 6000억원 규모의 제재안을 다시 보고했다. 이번 최종 의결에서는 이보다도 약 2300억원이 추가로 줄어든 셈이다.

제재금 감경에는 은행들의 자율배상 노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투자자에게 손실을 배상해 피해 회복에 나선 점과 일부 판매분에 대한 과징금 산정 범위 재검토 등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위는 이날 발표에서 감경 사유별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확인한 주요 위반사항은 투자 위험에 대한 설명 부족이다. 일부 은행은 홍콩 H지수가 포함된 주가연계신탁(ELT)을 판매하면서 과거 지수 움직임을 바탕으로 수익과 손실을 계산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설명서에서 누락했다. 일부는 분석 대상 기간을 변경한 설명서를 사용했다.

상품의 손익구조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설명한 사례도 있었다. 기초자산인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커질 때 손실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충분히 안내하지 않은 것이다. 일부 은행은 고객의 재산상황을 반영하지 않은 투자성향 평가를 바탕으로 고위험 상품을 권유했다. 증권사에서도 위험등급 관련 유의사항을 누락하거나 부당권유금지 의무를 위반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가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주요 금융기관이 관련된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첫 대규모 사례라는 점에서 여러 차례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금전 제재를 통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회사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투자자가 복잡한 금융상품의 구조와 손실 위험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년 1분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해 상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향후에도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제재하고, 과징금 부과를 통한 부당이득 환수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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