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무호 피격사건 조사결과 브리핑
"모든 증거 이란 향하고 있어…부품에 이란 제조사 각인"
공격주체나 고의성은 입증하기 어려워
외교부, 주한이란대사 초치해 '책임있는 조치' 요구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와 관련해 “미상의 비행체는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공격 주체를 확정하긴 어렵지만, 증거가 ‘이란’을 향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 |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에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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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 잔해 등을 분석한 결과 “엔진이 이란산 터보제트 엔진과 유사했고 부품에서 이란의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차관은 “탄두의 경우 형태가 다소 온전한 상태인 불발탄으로 추정됐으며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또는 카데르의 탄두 형상과 유사하다”며 “화약은 완폭되지 않은 불발 상태의 고폭화약 물질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기체는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는데 이는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며 “잔해물은 약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연도 고려 시 구형인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또 우리 정부는 이 대함미사일이 나무호를 침수시키기 위해 발사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공격 의도가 정확히 있었다고 평가했다. 브리핑에 함께 한 류윤상 해군 제독은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은 주로 이란 해군과 이란 혁명수비대 그리고 친이란 세력이 쓴다”며 “기본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이란 해군이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 발만 쏜 게 아니고 두 발을 쐈다는 게 그런 의도”라고 부연했다.
다만 명확한 공격 주체가 누구인지, 또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차관은 “이란 내부에서 구체적으로 주체를 확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그 쪽에서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도 입증하기도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향후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면서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교 경로를 통해 강한 유감과 사과 요구 등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4일 외교부 고위당국자도 “나무호 피격 주체가 확인될 경우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란은 나무호 사고 이후 공격 사실 자체를 부인해오고 있는 만큼, 확실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 등을 이끌어내는 것은 정부의 외교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무호는 지난 4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협에서 정박 중 미상 비행체 두 개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1차 현장조사를 통해 ‘외부 공격’에 의한 폭발인 것을 확인했고, 15일 나무호에서 발견된 비행체 잔해를 국내로 들여와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서 정밀 감식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