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국 내 대규모 전력망에 사용되는 특정 외국산 전력 장비의 수입·설치 등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전력망 내 외국산 전력 장비 공급과 관련된 상황이 미국의 국가 안보, 외교 정책 및 경제에 이례적이고 극심한 위협을 주고 있다”며 “위협의 상당 부분은 미국 외에서 유래된다고 판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분석이다. 로이터통신도 “중국의 기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워싱턴의 최신 조치로 보인다”며 “올 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공공 에너지 프로젝트에 중국산 인버터 사용을 금지하기로 한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움직인 것이다”고 짚었다.
실제 지난해 미국에선 전력망 장비 내 일부 미인가 통신장치가 탑재된 중국산 태양광 인버터가 설치된 것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변압기, 대형발전기,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인버터 등을 포함해 전력망 제어시스템 및 관련 소프트웨어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배터리 및 태양광 인버터 제조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미 상무부 조사를 보면 미국은 지난 10년간 중국산 대형 변압기를 다량 수입해 왔다.
최근 미 정부의 중국을 향한 압박이 점차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행정명령이 국내 전력기업들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금지 조치가 전력 장비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만큼 관련 업종에 진출해 있는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를 중심으로 미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고, 내년 4월 목표로 미국 앨라배마 2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에 더해 이번 행정명령으로 현지서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초고압 변압기, 리액터 등을 생산하는 효성중공업도 올 2월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약 8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번 행정명령엔 기존에 설치된 장비의 교체 및 철거까지 가능해 국내 기업으로선 더 수주 기회가 늘 수 있단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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