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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메모리 구입비 2.3배 확대…삼전닉스 가격협상력 더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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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오현 기자I 2026.08.27 19: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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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13분기 연속 최대 매출…AI 수요 폭발
‘슈퍼갑’도 메모리 선점전…“공급 약정 대부분 메모리”
삼성·SK, 실적 급증 전망…HBM 생산능력 확대
소캠으로 확장된 메모리 특수…엔비디아·AMD 채택, 퀄컴 검토

[이데일리 최오현 김소연 기자] 엔비디아가 13분기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와 협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서 메모리 확보가 AI칩 생산을 좌우하는 핵심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메모리를 선점하려는 글로벌 빅테크 등의 경쟁도 거세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자 주도권은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7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 962억2100만달러(약 133조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06%, 전 분기보다 18% 증가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특히 매출의 92%인 890억달러(약 123조원)가 AI 인프라 수요가 집중된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1년 전보다 117% 뛴 수치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080억달러(약 149조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AI 인프라 투자가 꺾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실적에서는 공급망 확보에 투입되는 자금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커져 눈길을 끌었다. 엔비디아가 향후 제품 생산을 위해 맺은 공급 약정은 지난 분기 1190억달러(약 164조원)에서 7월 말 2790억달러(약 385조원)로 한 분기 만에 2.3배 불어났다. 약정 가운데 920억달러(약 127조원)가 2027회계연도 하반기에, 870억달러(약 120조원)와 880억달러(약 122조원)가 각각 이후 두 회계연도에 집중됐다. 엔비디아 측은 해당 약정이 “주로 메모리 조달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시장의 ‘슈퍼갑’인 엔비디아마저 안정적인 메모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장기 약정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AI 산업의 병목이 메모리 공급으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협상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가 공급망의 초기 단계부터 (메모리 업체와) 협력해 온 것이 꽤 영리한 일이었다는 점을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은 엔비디아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의 2분기 비일반회계기준 매출총이익률은 75.0%로 전 분기와 같지만, 3분기에는 74.0%(±0.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이 1년 새 두 배 이상 늘어난 가운데서도 메모리 조달 비용이 수익성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올랐으며 내년에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업체들이 내년까지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HBM 비트 출하량이 올해보다 50~60% 증가하더라도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HBM 생산 확대가 일반 D램 생산능력까지 잠식하면서 서버 D램을 포함한 메모리 전반의 공급 부족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HBM에서 시작된 공급자 우위가 범용 D램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메모리 업체들의 높아진 가격 결정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391조원에서 내년 543조원으로 약 3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266조원에서 내년 391조원으로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루빈 GPU(사진=연합뉴스)
엔비디아의 루빈 GPU(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Y2 팹과 청주 M17 건설 등에 총 54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Y2에만 35조2000억원을 투입하며 향후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1c나노 D램과 HBM4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 HBM 매출에서 HBM4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HBM에 집중됐던 AI 메모리 특수는 소캠(SOCAMM)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이어 AMD와 퀄컴까지 저전력 D램(LPDDR) 기반 메모리 확장 솔루션인 소캠을 찾으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소캠은 기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던 저전력 메모리를 서버 환경에 맞게 재구성한 모듈을 말한다. 차세대 AI 서버에 주력으로 활용되는 제품이다. 이른바 ‘제2의 HBM’으로 불린다.

엔비디아의 요구로 개발된 소캠의 적용처가 글로벌 빅테크 전반으로 넓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메모리 수요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소캠2는 추론 서버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으로 여겨진다.

이미 소캠2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플랫폼인 ‘베라 루빈’에 최적화돼 양산에 들어갔다. AMD는 지난 4월 차세대 서버용 에픽(EPYC)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노(Verano)’에 소캠2를 탑재하기로 했으며, 퀄컴도 차세대 AI 가속기 및 솔루션에 소캠2를 채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LPDDR6 기반 소캠 표준화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소캠의 적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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