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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순사건 희생' 故박찬길 검사 유족 배상 판결 항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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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기자I 2026.11.03 17: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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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민간인 보호하다 좌익 몰려 재판 없이 총살
법원, 유족에 위자료 6억9000만원 국가배상 판결
법무부 "고인 명예 회복·유족 아픔 치유 위한 결정"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정부가 여수·순천 10·19사건(여순사건) 당시 좌익 혐의로 몰려 재판 없이 총살당한 고(故) 박찬길 검사 유족에게 6억9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법무부 전경. (사진=법무부)
법무부 전경. (사진=법무부)
법무부는 3일 박 검사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은 지난달 29일 박 검사와 가족들이 입은 피해에 대한 위자료로 국가가 유족에게 총 6억9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910년생인 박 검사는 1947년 11월 7일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 차석검사로 임관했다. 재직 당시 무고한 민간인을 확인사살한 경찰관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는 등 공권력 남용을 견제하고 사법적 통제라는 검사 본연의 직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1948년 여순사건이 발생하면서 박 검사 역시 비극을 피하지 못했다. 순천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인 같은 해 10월 23일 박 검사가 인민재판장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를 씌워 정식 재판 절차 없이 총살했다.

박 검사의 부친인 박인서씨도 아들이 좌익 혐의를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 연행돼 고문을 당한 끝에 숨졌다.

법원은 이 같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불법행위를 인정했다. 특히 박 검사의 인민재판장 활동 혐의가 근거 없다는 국가기관의 조사와 국회의 공식적인 확인이 있었음에도 국가 차원의 사과나 배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로 인해 유족들이 수십 년간 고통을 겪어온 사정 등을 종합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여순사건 78주기를 맞아 억울하게 희생된 박 검사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의 피해를 신속히 구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오랜 시간 고통받아 온 유족들의 아픔이 신속히 치유될 수 있도록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법무행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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