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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로 시간 번 현대차·기아…해외 현지화·원가 경쟁력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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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10.15 18: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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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미국 승용차 시장 진출 당분간 유보
EU, 중국산 하이브리드 수입 물량 제한
현지 생산·조달 강화해 경쟁 격화 대비
中업체 유럽 현지화·한국 공략은 변수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미국·유럽의 중국차 견제로 현대차·기아가 주력 시장에서 경쟁 격화에 대비할 시간을 벌고 있다. 관건은 이 기간 현지 생산·조달 체계를 강화하고 상품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다. 중국 업체들이 유럽 현지 생산과 한국 등 다른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어 무역장벽에 따른 보호 효과에만 기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BYD의 미국 승용차 시장 진출 유보는 현대차·기아가 강력한 잠재 경쟁자에 대비할 여유를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BYD는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수직계열화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넓히고 있다. 특히 대중형 전기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에서 현대차·기아와 고객층이 겹친다.

현대차·기아로서는 이 기간을 현지 생산·조달 체계를 강화하고 고객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50만대 추가 확충하고 현지 부품 조달 비중을 80%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기아도 같은 해 미국 판매량 102만대와 시장점유율 6.2%를 달성하고 현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8개 차종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에서도 중국산 자동차의 유입 속도를 조절할 장치가 마련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달 중국 측과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초기 연간 수입량을 35만대로 제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수입 한도는 매년 6%씩 늘어나며 해당 조치는 이르면 오는 12월 초부터 4년간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수입 제한이 곧바로 가격 경쟁 완화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이브리드차 수입 증가세에 제동이 걸리더라도 이미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의 경쟁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아는 올해 2분기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인센티브 정책을 강화했고, 이 과정에서 대당 인센티브가 전년 동기보다 1000유로 이상 늘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 각각 생산기지를 둔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 생산 기반을 활용해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도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BYD는 유럽에 공장 두 곳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산 수입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더라도 유럽에서 생산한 중국 브랜드 차량과의 경쟁은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호무역 강화가 한국 업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EU의 이번 수입 제한은 다른 교역국에도 적용될 예정이어서 한국산 차량의 적용 조건과 영향을 함께 살펴야 한다. 현지 생산 기반을 갖췄다는 이유만으로 규제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유럽의 장벽을 마주한 중국 업체들이 한국 등 다른 시장 공략을 강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BYD는 국내에서 빠르게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등록 대수는 2만 137대로 전년 동기보다 578.7% 증가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수출길이 좁아진 중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한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개별 업체의 대응만으로 맞서기 어려운 만큼 정부도 중국산 자동차의 수입 급증에 대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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