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같은 변화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로 중국 생산의 비용상 이점이 약화됐다. 반면 미국 현지 생산은 관세 위험을 줄이고 주요 고객사와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수단으로 부상했다.
삼성, SK, 현대차, LG, 한화 등 5대 그룹의 미국 계열사는 2016년 240곳에서 올해 888곳으로 10년 사이에 무려 648곳 증가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화그룹이다. 한화의 미국 계열사는 2016년 63곳에서 올해 374곳으로 311곳 늘었다. 5대 그룹 중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판매 법인과 한화에너지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법인이 증가한 데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도 영향을 미쳤다. SK그룹의 미국 계열사는 10년 전 40곳에서 243곳으로 203곳 증가했다. SK온의 미국 배터리 사업과 SK팜테코의 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이 확대됐고, SK E&S가 인수한 키캡처에너지의 ESS 관련 법인들도 추가됐다.
삼성그룹은 미국 현지 계열사가 52곳에서 95곳으로 늘었다. 삼성은 미국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을 2017년 인수하면서 계열사가 급증했다. 또 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인 스탈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과 배터리 합작 사업을 추진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특히 배터리 산업군은 미국 ESS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GM·혼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 사업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에 힘입어 LG그룹 미국 계열사는 30곳에서 64곳으로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구축하며 현지 생산을 강화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와 미래항공모빌리티 기업 슈퍼널 설립 등 신사업 투자도 이어졌다. 미국 계열사는 55곳에서 112곳으로 늘었다.
반면 중국에서는 사업별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같은 기간 5대 그룹 중국 계열사는 330곳에서 269곳으로 줄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 생산시설을 정리했고,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매각했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치적으로는 극단으로 갈라서고 있으나 경제안보 측면에서는 초당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미국 중심의 사업 재편 흐름은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