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선거판 삼킨 '다카이치 열풍'…자민당 300석 압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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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2.05 18:08:34

[중의원 선거 D-2…판세 분석]
연립여당, 의석 3분의 2 확보 예상
'전쟁 가능국' 개헌 논의 힘 실릴듯
다카이치의 국민적 인기가 동력
자민당, 1강 체제로 복귀 가능성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가 오는 8일 치러지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일본 유신회가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10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 같은 압승을 거둔다면 2014년 아베 신조 내각 이후 12년 만에 강력한 여당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는 일본 보수 세력이 주장하는 평화헌법 개정, 다카이치 내각의 재정 확대 정책 추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자민당 단독 과반에 여당 300석 넘을 듯

5일 일본 주요 매체에 따르면 이번 중의원 선거는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산케이신문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함께 16만 2746명을 상대로 진행한 전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선거전 중반 판세 분석 결과 자민·일본 유신회 연립 여당은 중의원 전체 의석 465석의 3분의 2인 310석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여당이 중의원에서 3분의 2를 차지하면 법안이 중의원에서 가결되고 현재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에서 부결되면 중의원 재의결이 가능해진다. 또한 헌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발의하기 위해서도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전체 의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자민당 단독 과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은 현재 289개 지역구 중 200곳 이상에서 우위로 비례대표와 합치면 300석도 넘어설 수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인 공명당이 합당해 출범한 중도개혁연합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기존 167석에서 60~87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같은 기간 아사히신문이 37만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를 진행해 얻은 2만 2353명의 유효 응답 등으로 판세를 분석한 결과도 유사하다. 연립여당의 예상 의석수는 303~344석으로, 자민당은 단독 과반(233석)을 크게 웃도는 278~30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AFP)
日 최초 여성 총리, 사나카츠 열풍

외신들은 이 같은 자민당의 압승 전망 배경을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자민당은 위기였으나 ‘다카이치 열풍’이 상황을 바꿔놨다. 다카이치 총리가 들고 다니는 검은색 토드백과 메모를 할 때 사용하는 분홍색 볼펜은 품절 상태이며, 그가 즐겨 먹는 새우 과자 역시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30대 일본 여성들 사이에선 그의 옷과 생활, 취향을 따라 하는 일명 ‘사나카츠’(サナ活·다카이치 총리의 애칭 ‘사나’와 활동을 뜻하는 ‘카츠’가 합쳐진 말)로 불리는 팬덤 문화까지 형성될 정도다.

다카이치 총리는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그의 엑스(X, 구 트위터) 팔로워는 약 260만 명으로, 요시히코 노다 입헌민주당 대표(약 6만 4000명)와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그가 SNS에 올리는 게시물은 일본 정치에서 보기 드문 ‘활달함’을 보여준다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골든’에 맞춰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드럼을 치는 영상이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이탈리아어로 ‘생일 축하합니다’를 불러주는 장면 등이 대표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조기 총선을 발표하면서 이번 선거가 사실상 자신의 리더십과 정책에 대한 국민투표라고 규정했다. 여기에는 재정 확대, 방위력 강화 계획이 포함돼 있다. 그는 당시 “국가 운영을 다카이치 사나에에게 맡길 수 있는지 국민이 직접 판단해 달라”며 자신의 정치 인생을 걸었다고 말했다.

아베 꿈 ‘전쟁 가능 국가’ 되나…채권 시장은 경계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는 일본 내 현상이지만 중의원 선거의 결과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그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안보 정책의 근본적 강화를 위한 3대 안보 문서 조기 개정, 왕실 전범·헌법 개정, 스파이 방지법 제정, 국가정보국 설치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헌법 개정’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일본에서는 자위대가 사실상의 군대 역할을 하고 있지만, ‘평화주의 조항’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제9조가 ‘전쟁 포기’와 ‘전력 불(不) 보유’를 규정하고 있어 자위대의 법적 지위가 모호한 상황이다. 자민당 등 보수 세력은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해 자위대의 존립 근거를 명확히 하겠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오고 있다.

상당한 경제적 파장도 예상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핵심은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며 “지나친 긴축 지향, 미래에 대한 투자 부족을 다카이치 내각에서 끝내겠다”고 선언했으나 시장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다카이치 총리는 가와사키시에서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이후 엔화와 국채 매도세가 이어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다음날 곧바로 해명하고,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까지 “엔저의 이점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그만큼 시장이 다카이치 내각의 행보를 경계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중의원 선거 초기 식료품 소비세 감세 정책을 내놨던 다카이치 총리는 해당 정책이 시장 변동성을 불러오자 최근 유세 연설에선 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미우라 마리 소피아대 교수는 “유권자들이 다카이치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아직 충분히 볼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실제 모습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럴 것으로 생각하는 이미지’ 덕분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는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실제 정책을 들어보면 내용이 많지 않고 좋은 해법도 많지 않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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