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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종합건설사 SK(034730)에코플랜트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공모채 시장에 등판한다. 상반기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사로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한 만큼 매수세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다만 금리 인상 등 하반기 회사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와 늘어난 순차입금은 투자자 설득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오는 22일 총 1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만기는 1년물 500억원, 1.5년물 300억원, 2년물 200억원으로 구성됐다.
반도체 포트폴리오 재편 효과…수익성 개선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뚜렷한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올 1분기 매출액은 4조89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31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61.7% 늘었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사 수주 확대와 에센코어 등 알짜 자회사들의 실적 편입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실적 호조는 주요 재무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 1분기 말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176.2%로 전년 말(192.0%) 대비 15.8%포인트(p) 하락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29.1%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1%p 낮아졌다. 신용평가사가 제시한 적정 가이드라인인 부채비율 200% 이하, 차입금의존도 30% 이하 기준에 모두 안착했다.
이처럼 SK에코플랜트가 재무건전성을 일부 개선하는 데 성공했지만 재무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각 사업장의 미수금 회수 지연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커져 현금흐름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367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3869억원 적자를 지속했다. 영업 자금 투입으로 현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재무적 부담을 키웠다.
이 여파로 총차입금 규모를 줄였음에도 실질적인 차입 부담은 오히려 커졌다. 보유 현금 감소폭이 차입금 축소분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의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 8099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38.4% 감소했다. 총차입금은 5조1987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1% 줄었다. 하지만 보유 현금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순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36.7% 증가한 3조3888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 부문의 PF 우발채무 리스크도 신용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올 1분기 말 기준 PF 보증 대출잔액은 1조8984억원에 달한다. 대구 본리동 공동주택(6000억원)과 부산 해운대 업무시설(2584억원) 등 대규모 사업장의 브릿지론과 본PF 자금보충 약정이 포함돼 있다.
시장 경색 속 흥행 ‘변수’
상황이 이렇다 보니 SK에코플랜트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우호적인 조건에 회사채 발행을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금리 인상 등으로 회사채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점도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가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추가 인상을 시사해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실제 자금 조달 시장의 규모는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회사채(공모·사모 합산) 발행액은 46조6594억원으로 전년 동기(56조 4950억원) 대비 17.4% 감소했다. 특히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차감한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4조9287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새로 조달한 자금보다 상환한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유관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계열 공사 수주 확대에 힘입어 영업현금창출력은 한층 강화됐다”면서도 “운전자금 부담 확대와 더불어 비주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PF 우발채무 리스크가 재무적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제고된 이익창출력과 비핵심자산 매각 성과가 잔존하는 PF 우발채무 부담을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신용도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월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1조21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당초 SK에코플랜트는 1년물 300억원, 1.5년물 500억원, 2년물 70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모집 목표로 제시했다. 금리 조건은 1년물 마이너스(-) 30bp, 1.5년물 마이너스(-) 53bp, 2년물은 마이너스(-) 36bp에서 형성됐다. 전 구간에서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