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發 AI 쇼크…SW·법률·광고 산업까지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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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6.02.05 18:15:03

AI 자동화 도구 확산에 소프트웨어株 급락
법률·광고·재무 등 AI 업무 도구 무료 공개
앤스로픽 코딩성능·확장성 갖춰…파급 더 클 듯
데이터·금융 등 지식 산업 전반 개편 전망도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잇따라 내놓은 AI 코딩·업무 자동화 도구로 글로벌 산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AI를 활용해 영업, 재무, 마케팅, 고객 지원에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뿐 아니라 지식 산업 전반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약 8300억 달러(약 1217조 7000억원)에 달한다.

최근 주식 시장의 충격은 앤스로픽의 업무 자동화 도구가 촉발했다. 회사는 지난해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출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코드를 자동 생성하는 이 도구는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억 달러를 기록하며 AI 코딩 분야의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올해 1월에는 문서 요약, 업무 처리 등을 자동화하는 ‘클로드 코워크’를 내놨다. 기술 지식이 없는 일반 사무직도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한 것이다. 지난달 30일에는 한발 더 나아가 법률, 영업, 재무, 마케팅, 고객 지원에 특화된 코워크용 무료 플러그인 11종을 공개했다.

법률 플러그인은 계약서 검토, 규정 준수 점검, 법률 의견서 초안 작성 등 법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돕는다. 마케팅 플러그인은 콘텐츠 제작, 캠페인 기획, 채널별 성과 분석을 자동화할 수 있다. LPL파이낸셜의 주식 리서치 총괄인 토머스 쉽은 “AI 덕분에 이런 시스템을 내부에서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이 줄어든다면, 굳이 왜 소프트웨어에 돈을 내야 하느냐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앤스로픽의 AI 자동화 도구가 성능과 확장성을 모두 갖췄다는 점에서 산업계에 미칠 파급이 더 클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앤스로픽이 오픈AI, 구글 등 경쟁사 대비 AI 코딩 분야에서 빠르게 앞서 나간 배경으로는 ‘AI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AIF)’이 꼽힌다. 이 기술은 사람이 모델의 출력값이 바람직한지 평가해 피드백을 주는 기존 학습 방식과 달리, AI가 스스로 자신의 답변을 평가·수정하면서 학습 효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클로드 코드의 기반 코드 중 약 90%가 AI로 생성됐으며, 전체 코드의 70~90%가 AI를 활용해 작성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은 외부 코딩 성능 벤치마크에서도 최상위권 성적으로 입증됐다.

또 다른 핵심은 AI와 기업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는 기술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이다. MCP는 슬랙 등 기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에서 AI가 정보를 읽고 필요한 추가 업무를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한다. 클로드 코워크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용 플러그인을 만들 수 있게 하는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예컨대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과 MCP로 연동해 고객 관리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CRM 플러그인을 만들 수 있다.

(사진=앤스로픽)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업무 도구를 개발하게 되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외부 리서치 및 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구독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 또 AI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파급이 지식 산업을 붕괴시킬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투자자들은 법률·금융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업 주식을 대거 매도하며 크게 동요하고 있다.

톰슨 로이터 주가는 지난 3일 15.83% 폭락해 사상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고 법률 서비스 기업 리걸줌은 19.68% 급락했다가 다음날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1%가량 반등했다. 모건스탠리의 주식 애널리스트 토니 캐플런은 보고서에서 “AI 네이티브 기업들이 법률 테크 분야에 진입해 톰슨 로이터 같은 대형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고 평가했다.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비논리적이다”며 “소프트웨어는 도구이며 AI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지 새 도구를 만드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미디어·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닉 뎀프시도 “일반적인 범용 AI 모델이 산업별 전문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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