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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팔수록 은행만 웃었다”…금감원, 판매관행 전면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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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훈 기자I 2026.08.06 14: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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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10일부터 6개 은행 ETF 신탁 현장검사 착수
조기 환매·재가입 반복…선취수수료 설명 적정성 집중 점검
목표수익률·KPI·판매관행까지 전면적인 점검 전망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감독원이 주요 시중은행의 ETF(상장지수펀드) 신탁 판매 관행에 대한 대대적인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최근 국내 증시 강세로 목표수익률을 조기에 달성한 상품이 잇따라 환매되자 은행들이 해당 자금을 다시 신규 ETF 신탁 가입으로 연결하는 영업이 반복됐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이 과정에서 가입 때마다 선취수수료가 반복 부과된 점에 주목하고, 투자자에게 수수료 구조와 반복 운용 방식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0일부터 KB국민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을 대상으로 ETF 신탁 판매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이어 24일부터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SC제일은행으로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정기검사에 앞서 실시되는 사전검사와 ETF 판매 점검이 함께 진행된다.

이번 검사는 상품 선정부터 판매 권유, 투자성향 파악, 설명의무 이행, 목표수익률 설정, 수수료 체계, 사후관리까지 ETF 판매 전 과정을 대상으로 한다. 금감원은 지난달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와 상품 담당자를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실시했으며, 현장검사에서는 고객 상담 녹취와 판매 서류 등을 토대로 실제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의무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문제 삼는 것은 최근 은행권에서 확산된 ‘조기 환매-재가입’ 영업 패턴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ETF 신탁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환매되는 구조가 많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목표수익률을 빠르게 달성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환매된 자금을 다시 신규 ETF 신탁에 가입시키는 영업도 자연스럽게 늘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특히 은행 ETF 신탁은 가입할 때 약 1% 안팎의 선취수수료를 먼저 내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시장이 강세를 보일수록 조기 환매와 재가입이 반복되고, 그때마다 선취수수료가 새로 발생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투자자가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으로 재가입을 선택한 것인지, 영업 현장에서 사실상 반복 가입이 권유된 것은 아닌지를 이번 검사의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일부 ETF 신탁 판매 방식이 과거 ELF(주가연계펀드) 영업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ELS가 통상 3개월마다 조기상환 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달리 일부 은행 ETF 신탁은 목표수익률을 매월 점검하는 상품도 적지 않다. 목표수익률이 달성될 때마다 환매와 재가입이 반복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실제 금감원 조사 결과 주요 6개 은행 ETF 신탁 고객의 평균 보유기간은 42일에 불과했다. 전체 거래의 94.6%는 6개월 이내 해지됐고, 10일 안에 환매한 초단기 거래도 37.9%에 달했다. 투자기간이 1년 미만이면 후취수수료가 유리하지만 실제로는 91.7%가 가입 즉시 약 1%를 내는 선취수수료를 선택했다.

금감원은 고객이 투자기간에 맞는 수수료를 선택했다면 은행이 받을 수수료는 545억원 수준이었겠지만 실제 수취액은 3948억원으로 적정 수준의 7.2배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목표수익률을 5% 이하로 설정한 계좌는 58.1%, 3% 이하도 20.8%에 달해 잦은 자동 환매와 재가입이 반복됐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ETF 판매 규모도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5대 은행의 ETF 판매액은 59조3169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판매액(20조2047억원)의 약 3배에 달했다. 같은 기간 ETF 신탁수수료 수익도 전년 동기보다 129% 증가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선취·후취수수료의 차이를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목표수익률을 2~3% 수준으로 낮게 설정한 배경과 반복 운용 구조를 제대로 안내했는지, 환매 이후 재가입 권유 과정에서 투자자의 의사를 적정하게 확인했는지를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투자성향 분석과 적합성·적정성 원칙 준수 여부, 고위험 상품의 위험 설명, 내부 상품 선정 및 판매 심의 절차도 함께 들여다본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검사가 홍콩 H지수 ELS 사태처럼 상품 자체의 구조보다는 판매 과정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 상승기에 목표수익률이 빠르게 달성되면서 환매와 재가입이 반복됐고, 그 과정에서 선취수수료도 여러 차례 발생한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라며 “금감원은 반복 가입이 투자자의 합리적인 판단에 따른 것인지, 영업 현장에서 사실상 유도된 것은 아닌지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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