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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도 전쟁도 어렵다…선택지 좁아진 트럼프, 봉쇄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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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4.29 17:45:43

이란 폭격 재개·군대 철수보다 리스크 낮다 판단
핵 포기할 때까지 이란 봉쇄해 자금줄 죄겠단 구상
美정보기관, 일방 승전 선언 시나리오도 검토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지속하는 선택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란 폭격을 재개하면 정치적 부담과 경제적 여파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반대로 이대로 군대를 철수하면 이란 정권에 승리를 안겨주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이란 해상 봉쇄가 장기화할 것을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공격을 재개하거나 현재 상태로 이란 전쟁에서 발을 빼는 것이 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은 봉쇄 상태다.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란 해상 봉쇄가 이란 경제를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며 “팔리지 않은 석유를 저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봉쇄 때문에 이란 정권이 미국에 새로운 화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란 폭격을 재개하면 이란도 보복에 나서 걸프 지역 에너지 기반 시설에 피해를 줘 전쟁 비용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현재 상태로 전쟁을 종식할 때 미국과 세계 경제에 안도감을 줄 수는 있지만 생존 자체가 목표였던 이란 정권의 이익에 부합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구 전략을 고심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정보기관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승전 선언을 하면 이란 지도부가 어떻게 나올지를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맞이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AFP)
미국이 승전 선언을 하고 이란에서 군대를 철수하면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 국제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 하지만 이란 정권에 명분을 줘 더 대담하게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개하는 등 장기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전 선언을 하지만 중동 지역에 대규모 병력 주둔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이란은 이를 협상 전술로 받아들이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가능성도 작아진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승전 선언을 검토하는 이유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라는 미국 내 여론의 압박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 24∼27일 나흘간 미국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34%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해 재집권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키우지 않고 원하는 조건을 얻어낼 때까지 해상 봉쇄를 통해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막혀 원유 저장고가 한계에 이르자 폐 탱크와 빈 유조선을 활용하고 철도를 통한 원유 수출까지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란 역시 경제적 고통을 버티기만 하면 미국이 물러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해상 봉쇄를 장기화하기로 한 것은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신속하고 금전적으로 이득이 되는 승리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이번 사태에 대한 해법이 없다는 사실을 더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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