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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진 금감원 조사역 "미래 금융은 '하이브리드'…24시간·T+0 정산 시대 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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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기자I 2026.08.11 16: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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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C·AML 규율 유지하면서 365일 실시간·T+0 정산으로
“암호학적 장부와 법적 장부 동기화”…토큰화 법적 기반 강조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내년 시행…분산원장 제도권 본격 편입
스테이블코인 둘러싼 국가별 제도 경쟁…규제도 패권 경쟁 수단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미래 금융이 전통 금융이나 탈중앙금융 어느 한쪽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두 체계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금융’으로 발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등 기존 금융의 규율 체계는 유지하면서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24시간 거래와 T+0 즉시 정산이 가능한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란 진단이다.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이 1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이 1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윤영 기자)
한세진 금융감독원 수석조사역은 1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한국블록체인학회 학술대회에서 “미래 금융이 향하는 곳은 순수한 탈중앙화도, 기존 금융의 답습도 아닌 하이브리드 금융”이라고 말했다.

그는 “뼈대는 KYC·AML 같은 전통 금융의 것들이지만, 그 위에 365일 멈추지 않는 T+0 정산과 자산 유동화가 극대화되는 시장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지금 자본시장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조사역은 현재 금융 인프라를 ‘1970년대에 지어진 낡은 집’에 비유했다. 금융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은행과 예탁결제원 등 중앙기관이 개입해 장부를 대조하는 배치 처리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웹3에서는 신뢰의 역할을 코드가 일부 대신하면서 24시간 무중단 거래와 T+0 즉시 정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금융에서 각각 분리돼 있던 자산과 결제도 하나의 거래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짚었다. 사례로는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BUIDL’과 JP모건의 오닉스(Onyx)를 리브랜딩한 키넥시스(Kinexys)를 들었다. 국채 등 토큰화 자산과 예금 토큰을 동시에 교환해 자산 보유와 결제, 담보 설정과 자금 이전을 하나의 거래 안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융 인프라가 바뀌더라도 법과 규제의 역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물자산 토큰화가 현실에서 작동하려면 블록체인상에서 증명된 권리를 실제 권리로 인정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조사역은 “토큰화에 필요한 것은 금융기관이 아니라 수학과 법률”이라며 “암호학적 장부와 법적 장부가 동기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상 자산의 유일성과 소유권 이전은 알고리즘 등에 기반한 전자서명을 통해 기술적으로 증명할 수 있지만, 국가나 법원이 이를 실제 소유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권리를 행사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금융에서 활용하기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분산원장을 증권 발행·관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세부 제도 운영을 위한 하위 법규도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한 조사역은 이와 관련해 실물연계자산(RWA)과 토큰증권(STO)의 차이도 짚었다. RWA를 넓은 범주로, STO를 법적 규율을 받는 RWA의 한 유형으로 구분했다. 다만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국내 STO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RWA와 비교해 탈중앙금융(DeFi)과 결합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제도 시행 초기에는 토큰증권이 기존 증권과 어떤 차별성을 갖는지를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조사역은 “기존 증권과 무엇이 다르냐는 이슈가 초기에는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규제는 국가 간 경쟁의 수단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조사역은 “규제는 시장을 정돈하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지금은 국가 간 패권 경쟁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을 통해 자국 통화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반면, 유럽과 한국은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규제 기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조사역은 국내 법 체계에 대해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을 중심으로 한 증권 규제 체계에서, 나머지 디지털자산은 별도의 법체계에서 다뤄지는 구조로 발전할 것으로 봤다. 블록체인의 효율성을 활용하면서도 KYC·AML과 투자자 보호 등 전통 금융의 안전장치를 결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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