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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첫 대미 투자서 조선업 빠진 이유…"美, 장기 발주 계획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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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20 2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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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싱크탱크 스팀슨센터 제임스 김 국장 분석
한국 첫 대미 전략투자, 원전 포함·조선 제외
美조선소 상선 수주 12척…세계 물량 0.5% 미만
미 해군 내년 함정 예산 87조원으로 확대
"장기 발주 계획·반복 수주 기반 마련해야"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한미 양국이 합의한 1500억달러(약 199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사업이 한국의 첫 대미 전략투자 대상에서 빠진 것은 미국의 장기적인 선박 발주 수요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군함과 상선의 안정적인 발주 기반을 마련하지 않는 한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서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화오션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사진=한화오션)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임스 김 한국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배는 어디에 있나? 한국의 첫 대미 전략투자가 조선업 협력에 주는 교훈’이라는 제목의 정책 분석자료(이슈 브리프)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김 국장은 한국의 첫 전략투자가 원전 등 에너지 인프라에 집중된 반면,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관련 사업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대미 투자를 단순한 정책 지원이 아니라 원금과 이자를 회수해야 하는 투자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전략투자 관련 제도에서 규정한 ‘상업적 합리성’이 핵심 기준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미국 내 대형 원자로 8기 건설 등에 12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지만,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파이프라인 사업에 대한 투자 확약은 상업적 타당성을 이유로 미뤘다.

원전 투자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미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됐다. 김 국장은 장기 수요가 뚜렷하다면 미국 내 숙련인력 부족과 공급망 취약성 같은 장애물이 있더라도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 조선업은 안정적인 수주 기반이 부족하다. 김 국장이 인용한 해운 중개업체 BRS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신규 선박 발주량의 72.3%는 중국 조선소가 차지했다. 한국은 19.4%, 일본은 6.4%였다.

같은 기간 미국 조선소의 신규 상선 수주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과 중형 유조선 10척 등 12척에 그쳤다. 선박 적재능력 기준으로 세계 발주량의 0.5%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이들 12척은 모두 한화오션(042660)의 미국 자회사인 한화쉬핑이 한화필리조선소에 발주한 물량이다.

미국 정부의 군함 발주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미 해군의 2027회계연도 함정 건조 예산안은 658억달러(약 87조3626억원)로, 2025년 390억달러와 2026년 474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전투함 18척과 지원함 16척 등 총 34척의 조달을 뒷받침하는 규모다.

그러나 예산 확대가 곧바로 한국 기업의 수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한화필리조선소처럼 상선 건조시설을 보유한 기업도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거나 정비하려면 시설 개조와 필요한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미 미국 방산시장을 선점한 업체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김 국장은 미국이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이나 ‘브리지 전략’을 추진하더라도 일부 선박의 단기 발주만으로는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선소 현대화와 숙련인력 양성, 기술이전, 현지 공급망 구축에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안으로 한미 고위급 상설 협의체를 제안했다. 양국이 협력 가능한 함종과 장기 발주 일정, 투자 규모, 정책금융 조건을 구체화하고 실제 선박 인도와 미국 내 고용 창출 등을 기준으로 사업 성과를 평가하자는 것이다.

김 국장은 대미 조선업 투자의 성패가 결국 사업의 상업적 타당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장기적인 발주와 정책 지원으로 투자 여건을 마련하고, 한국은 확보한 계약을 정해진 납기와 비용에 맞춰 이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 국장은 컬럼비아대 정치학 박사로,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를 거쳐 현재 컬럼비아대 국제공공정책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임스 김 한국프로그램 국장 (사진=스팀슨센터)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제임스 김 한국프로그램 국장 (사진=스팀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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