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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가치 없는 AI는 위험”…EBS가 세운 ‘AI 원칙’
EBS는 이같은 노력의 하나로 방송사 최초 AI 콘텐츠자문위를 출범했다. 오 부장은 “EBS콘텐츠자문위원회는 이런 인식의 바탕에서 만들어졌다”며 “내부의 가이드라인과 외부의 어드바이저 그룹이라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인문, 데이터, 기술, 저작권, 청소년 보호 등에 대한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 결성했다”고 설명했다. ‘AI콘텐츠 자문위원회’는 콘텐츠 결과물에 대한 학술 및 기술적 리뷰, 학술적 엄정성 확보 방안, 신기술 추천에 그치지 않고 저작권 이슈, 딥페이크 및 미디어 리터러시 이슈 등 AI 콘텐츠 제작 전반에서 공영방송이 마주하는 윤리적·사회적 과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EBS는 업무의 일부를 AI를 적용하는 수준인 방송업계에서 100% AI로 제작을 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면서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중근·김구·소크라테스 등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를 AI로 구현한 ‘AI 드라마-부활수업’, 고전 100권을 선정해 AI 기술로 이를 구현한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이다.
오 부장은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의 제작을 언급하며 “고전을 분석해 원고를 제작하고 촬영을 하는 것까지 준비 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콘텐츠인데, AI를 활용해 6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더 중요한 것은 실사 촬영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것들이 가능해지면서 보는 이들의 이해와 지식을 넓히며 교육적 가치를 높였다는 것이다.
오 부장은 “교육업계 분들도 이 만한 교본이 없다는 얘기를 해주신다”며 “학교 수업에서도 활용이 되고 있는데, 이런 사례들이 교육적 콘텐츠로도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오정호 부장이 이끌고 있는 AI 지식콘텐츠부서는 AI를 전문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신설된 부서다. 이 부서에서 AI 레귤러 프로그램이 탄생하고 있다. 오 부장은 “AI지식콘텐츠부장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가지고, 제가 8개월간 집중적으로 AI혁신을 경험했다. AI혁신은 일회성 특집이 아닌 레귤러물의 양산에서 온다”며 “AI 콘텐츠를 특집으로 만들거나 수 분의 특정 시퀀스를 영화급으로 제작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문제는 스펙터클한 특집 한 편, 시퀀스 하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매일, 또는 매주, AI기술을 활용하여 레귤러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힘”이라고 ‘AI 드라마-부활수업’, ‘AI 고전 역사를 바꾼 100책’의 제작 의미를 짚었다.
EBS 내의 AI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다양한 형태의 연수와 배움의 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본부와 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내부 연수 프로그램이 시시각각으로 게시판을 채우고 모두가 바이브 코딩을 배우면서, 그 바이브 코딩으로 무엇을 할지 그룹별로, 개별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목격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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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의 AI 활용은 다양한 가능성을 넓히고 비용·시간 절감이라는 긍정적 영향을 가져오지만, 노동력 대체 등의 우려들도 동반한다. 오 부장은 “AI는 자료조사·단순 번역·데이터 정리 등의 업무는 인간보다 잘 하고 이 영역은 과거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며 “우리 인간이 AI와 어떻게 공존해야 할지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가 대체될 지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는 나 스스로 나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AI 활용을 어떻게 활용할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민해야할 때라고 짚었다.
오 부장은 AI가 열어 줄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분명히 AI기술은 콘텐츠 제작 잠여자들의 업무를 파괴하고 대체하지만,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그 일자리는 완벽하게 새로운 일자리가 아니라 기존 인력이 AI와 상호작용하면서 찾아낸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I 고전’ 프로그램에서는 작가들에게 ‘스토리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했다. AI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보다 이야기를 수집하고 연결하고 구성하고 교정하는 역할을 높이고 있다. 오 부장은 “AI를 이기려고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창작의 패턴을 발견하고 창작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BS에서 경험하고 있듯, 오 부장은 방송 전반에도 이같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 부장은 “작가, 서브작가, PD, AD, 촬영감독, 편집감독, 그래픽감독, 종편감독 등 이렇게 순차적으로 일을 하던 직렬적 노동의 구조는 파괴될 것”이라며 “자료조사, 번역, 자막 작업 등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단순 작업의 주도권은 이미 AI로 넘어갔고 촬영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멀티캠 편집도 프롬프트 기반의 자동 편집 툴로 넘어가고 있어 조직은 AI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공진화할 것인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오 부장은 “향후 EBS는 AI콘텐츠를 무분별하게 만들어내기보다는, ‘지식’의 관점에서, ‘사료’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정교하고 설계하고 생산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AI도 근거하고 있는 원천 소스가 있다. 즉, AI가 출력하는 이미지나 정보가 그 근거로 삼고 있는 원천 지식의 기반성(groundedness)의 강도와 순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도 내다봤다.
이어 “공영방송사 EBS가 AI시대에 살아남고 대한민국 지식의 거점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AI와 공진화해야 한다”며 “AI 출력물이 기반할 수 있는 밀도 있는 지식, 신뢰성 높은 지식, 국내외 전문가와 결합한 고품격 지식만이 그 해답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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