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민철은 이번 공연에 지그프리드 왕자 역으로 출연한다. 지난해 유니버설발레단과 지젤을 함께한 뒤 마린스키발레단으로 떠난 그가 러시아 입단 후 첫 시즌을 마치고 한국 관객 앞에 서는 무대이기도 하다.
전민철은 지난 1년간 마린스키에서 연기에 대한 접근 방법을 습득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무대에 서는 모든 무용수가 가만히 서 있지 않고 그가 가진 감정을 몸으로 계속 표현하고 있는 걸 보며 정말 놀랐다”며 “리허설 과정에서도 동작보다 감정이 먼저라는 걸 몸소 느꼈다. 동작만 예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주는 영감도 컸다”며 “일상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공연을 보러 가고 영감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제 춤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그프리트 왕자에 대해서도 성숙한 해석을 내놓았다. 전민철은 “결혼을 앞둔 나이지만, 파티를 즐기는 장면 속에서도 혼자 멜랑콜리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어 ‘이 친구는 결혼을 원하지 않는구나’라고 해석했다”며 “어머니가 여러 여인을 데려와도 거절하던 왕자가 백조를 처음 만났을 때는 사랑의 감정보다 도와주고 싶은 존재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조와 감정을 나누다 흑조에게 속아 사랑의 맹세를 하고, 뒤늦게 후회와 절망을 깨닫는 게 2막의 흐름”이라며 “마린스키 버전은 제가 백조를 구해내는 해피엔딩이지만, 이번 유니버설 버전은 악마 로트바르트로 인해 백조를 다시 볼 수 없게 되는 새드엔딩이라 여운이 크다”고 부연했다.
공연의 가장 큰 매력으로는 ‘백조가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꼽았다. 전민철은 “1막 2장에서 백조가 왕자를 처음엔 피하다 점점 빠져드는 장면을 가장 애정한다”며 “왕자 분량은 적은 파트지만, 백조 군무와 그 안에서 오가는 감정이 이 발레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마린스키에서 함께 지내는 동료들의 신뢰도 두텁다. 전민철은 “친구들이 저의 공연을 ‘믿고 본다’고 말해준다”며 “단장님께서 계속 주역 기회와 새로운 무대를 주시고, 다양한 파트너와 춤출 기회도 만들어주시는 걸 보면 저에 대한 기대감이 있으신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전민철의 성장을 지켜본 소회를 전하며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문 단장은 “부담이 큰 순간도 즐기면서 도전해보려는 열린 성품을 가진 무용수”라며 “우리 민철이가 마린스키에서도 거뜬히 그 무대에 당당하게 설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발레가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뿐 아니라 뛰어넘는 기량을 보여주는 젊은 무용수들을 보면 정말 멀리 왔구나 하는 걸 느낀다”며 “거기에 보탬이 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연은 유니버설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의 공동기획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다. ‘백조의 호수’는 14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