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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장기화가 청년 실업과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한편 재정 기반을 취약하게 만들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안정성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고 본 이 대통령은 “우리 경제도 지표상으로는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민생 회복은 아직도 더디고 기회의 총량 부족으로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도 매우 크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늘어난 재정 여력으로 첨단산업 투자를 늘리고, 내수를 육성하고, 국민들이 민생 회복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수단들을 적극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더 많은 씨앗을 더 효과적으로 뿌려 미래에 더 많은 수확을 얻는데 역량을 집중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옳은 진단이다.
다만 진단에 맞는 올바른 처방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당장 드러낸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도 필요하다. 기왕이면 병증의 원인까지 해결하는 내과적 처방이 더해져야 한다. 그래야 향후 병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법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해외 사례에서 어느 한 측면만 과도하게 확대해 견강부회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이진 않았지만, 아마도 유럽의 현 소요 사태를 정부의 방만한 확장재정의 결과로 보는 여러 시각들을 차단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실효적인 생활비 절감대책과 국가 소비축제 활성화, 공공사업 및 주택착공 확대를 당부했다.
돈 풀기만이 능사가 아니다. 미래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도록 지금 뿌려야 하는 씨앗이 재정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물가가 오르고 가계부채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시중금리까지 오르니 실질소비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미시적 물가대책과 금리 취약계층에 대한 이자 경감책이 뒤따라야 한다. 소비 진작에 재정을 쓰더라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전월세 가격이 치솟고 서울과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이 연일 뛰고 있다. 주거비로 인해 소득을 잠식당한 젊은층과 저소득층은 소비를 늘릴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역대급 주식시장 랠리가 남의 일이었던 개인투자자들은 뒤늦게 변동성 확대국면에 뛰어든 탓에 손실만 떠안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안정적 관리 역시 가계의 소비여력을 높여줄 수 있는 대책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고용 유발효과가 크지 않은 반도체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 정규직과 중장년층 기득권을 깨고 주52시간제를 완화하는 등 기존 지지층과 척질 수 있는 결단도 필요하다. 그래야 일자리를 만들어 소비 촉진을 견인할 수 있다.
이미 우리 기업들에선 인공지능(AI) 활성화로 인해 사회 초년병의 채용이 줄어드는 한편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용 유발효과가 큰 제조업이 불황을 겪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중장년 일자리를 늘리면서 정년과 계속고용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병행하면서 중장년층 일자리가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성장의 과실이 일자리로 이어지려면 노동집약적 서비스업과 신산업에서 일자리가 생겨야 한다. 상대적으로 규제로 인해 꽉 막혀 있는 서비스업과 신산업은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일자리의 절대량이 많은 편이다. 이 같은 노동 개혁과 신산업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 혁파야말로 이 대통령이 언급한 청년들이 겪고 있는 기회의 총량 부족 문제도 해결해줄 수 있는 열쇠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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