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효은 기자]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RTX)는 크리네틱스 파마슈티컬스(CRNX)를 총 지분가치 약 10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양사가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버텍스는 희귀 호르몬 질환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확보하게 됐다. 버텍스는 크리네틱스 주당 85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는 로이터 집계 기준 월요일 종가 대비 102%의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인수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크리네틱스 주가는 두 배로 급등한 반면, 버텍스 주가는 오히려 2% 하락하는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낭포성 섬유증(CF) 치료제 시장의 압도적 강자인 버텍스는 그동안 사업 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왔다. 이번 인수를 통해 버텍스는 합산 최대 연 매출 50억 달러 이상을 창출할 수 있는 치료제들을 확보하게 된다고 양사는 밝혔다.
스코샤뱅크의 루이스 첸 애널리스트는 이번 거래가 버텍스에 내분비 부문이라는 다섯 번째 사업 축을 더해준다고 평가했다. 기존 CF, 혈액질환, 통증, 신장질환 네 개 부문에 이어 내분비 분야까지 더해지면서 CF 편중도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사업 부문 추가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레슈마 케왈라마니 버텍스 CEO는 연구개발 전략과 자본 배분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며, 향후에도 별다른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인수의 핵심 자산은 단연 ‘팔소니파이(Palsonify)’다. 성장호르몬 과다분비로 인한 희귀질환인 말단비대증 치료제인 이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1일 1회 경구용 알약 치료제로, 출시 이후 초기 상업적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양사는 설명했다.
케왈라마니 CEO는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상업화 경험을 바탕으로 팔소니파이의 성장세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외에도 크리네틱스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 아투멜난트는 부신에 영향을 미치는 희귀 유전질환인 선천성 부신과형성증(CAH) 치료를 위해 후기 임상 단계에 있어, 향후 추가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거래는 올해 제약업계 최대 규모 인수합병 중 하나로 꼽힌다. 풍부한 현금 보유고, 매력적인 바이오텍 밸류에이션, 잇따른 신약 승인, 규제 리스크에 대한 자신감 상승 등이 맞물리며 제약업계 딜메이킹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여기에 대형 제약사들의 특허 만료 이슈도 M&A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2026년 3분기 중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9년부터 버텍스의 조정영업이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