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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수상부터 국립발레단까지…김주원과 강수진의 평행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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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6.08.07 23: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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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드 라 당스, 차례로 수상
'지독한 연습벌레'…하루 12시간 이상 연습 매진
우상에서 멘토로…김주원을 일으켜 세운 강수진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발레리나를 꿈꾸던 14살 소녀의 시선은 무대 위 한 사람에게 머물렀다. 하얀 튀튀를 입고 ‘지젤’을 추던 강수진은 어린 소녀의 눈에 가장 아름다운 무용수였다. 그 무대를 본 순간 소녀는 “저런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객석에서 시작된 동경은 훗날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EBS '만나고 싶습니다'에 함께 출연했던 강수진(오른쪽) 전 국립발레단 단장과 김주원 신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만나고 싶습니다' 방송 캡처).
EBS '만나고 싶습니다'에 함께 출연했던 강수진(오른쪽) 전 국립발레단 단장과 김주원 신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만나고 싶습니다' 방송 캡처).
이야기의 주인공은 지난 6일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에 임명된 김주원(49)이다.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강수진 전 단장의 뒤를 이어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됐다. 객석에서 무대를 올려다보던 소녀가 이제는 한국 발레를 대표하는 발레단의 새 수장이 된 것이다.

두 사람의 발레 인생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세계 무용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강수진이 1999년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로 역사를 썼고, 2006년에는 김주원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국립발레단 단장 자리까지 차례로 이어받으며 또 하나의 공통점을 만들었다.

평행이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발레계에서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했다. 강수진은 토슈즈 끝으로 서는 연습을 거듭하며 물집과 상처로 뒤덮인 발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김주원 역시 하루 12시간 이상을 연습실에서 보내며 스스로를 단련한 무용수로 유명하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은 치열한 연습이 있었다는 점도 꼭 닮았다.

두 사람은 무용수의 전성기는 짧다는 편견도 함께 넘어섰다. 강수진은 50세에 비로소 은퇴했고, 김주원 역시 40대에도 현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자신만의 춤을 이어왔다. 나이가 들면 춤도 끝난다는 고정관념 대신 경험과 깊이로 무대를 채워온 것이다.

김주원 국립발레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이데일리 DB).
김주원 국립발레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이데일리 DB).
춤을 계속 출 수 있을지 고민하던 김주원에게 힘이 된 사람도 강수진이었다. 강수진은 “하루하루를 최선 이상으로 살아보는 경험이 쉽진 않겠지만, 한 번 그렇게 살아봐서 후회할 건 없다”며 “37세? 이제 시작이다”라고 후배를 격려했다. 김주원은 그 조언을 들은 뒤 “제2의 발레리나 인생을 시작하는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돌아봤다.

객석에서 시작된 동경은 세계 무대를 거쳐 국립발레단으로 이어졌다. 김주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젤’의 대명사가 됐고, 이제는 자신이 평생 닮고 싶었던 선배의 뒤를 이어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됐다. 우연처럼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한국 발레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온 하나의 평행이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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