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곤’은 탐사보도팀 아르곤을 배경으로 진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천우희는 인턴 기자로 아르곤에 합류한 막내 이연화 역을 맡았다. 어리바리한 신입이지만 끈기와 신념을 바탕으로 성장해나간다.
일찌감치 연기를 시작한 천우희는 20대 끝자락에 빛을 봤다. 영화 ‘마더’(2009)와 ‘써니’(2011)에서 각각 강렬한 캐릭터를 맡아 주목 받았지만 그뿐이었다. ‘한공주’(2013)를 만나 훨훨 날기까지 시간은 짧지 않았다. 스크린에서 각광 받던 그가 택한 첫 드라마가 ‘아르곤’이다. 그만큼 기대가 높았고, 완성도에선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작품을 끝내고 취재진과 마주한 천우희는 ‘아르곤’에 대해 “대중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담백하고 솔직한 자평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드라마를 통해 기자라는 직업을 경험했다.
△‘이런 고충이 있겠구나’하는 연민이 생겼다. 과거엔 인터뷰를 앞두고 ‘즐겁게 해보자’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기자 입장에서 힘든 점을 조금 알 것 같다. 역할을 준비하면서 책도 읽고, 직접 만나기도 했다. 데스크의 압력과 경영진의 압박 등을 들으며 사회생활은 다 똑같겠구나 싶었다.
이연화는 기자이자 계약직 직원이다. ‘N포 세대’의 설움을 담고 있는 복합적 캐릭터다. 한편으론 현재진행형인 KBS·MBC 총파업을 떠올렸다. 그는 “늘 어려운 역을 맡았다”고 웃었다.
△어떤 역할이든 대본과 주어진 캐릭터에 집중하려고 한다. 모든 사례가 다 똑같을 수 없다. 최대한 오해할 수 있는 소지를 덜어내고 캐릭터에 몰입하고자 한다. 이연화는 1부부터 8부까지 조금씩 성장한다. 대본을 선택할 때 좋았던 부분이다. 머물러 있지 않다. 롤모델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자라나는 느낌이 좋았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현재 방송사 총파업과 ‘아르곤’이 비교됐다. 현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가 생겼나.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스스로 판단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는 뉴스를 보면서 ‘그렇구나’ 정도에 머물렀다. 대부분 뉴스가 부각시키는 면만 보지 않나. 일상에서도 똑같다. 이를 경계하고 자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화에서 유난히 고생을 많이 했다. 계란 세례를 당하는 장면도 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날씨가 정말 더웠다. 모두 고생했다. 준비한 계란이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상했더라. 촬영을 하기 위해 밀가루와 섞었는데, 냄새가 고역이었다. 근처 숙박업소를 찾아서 닦아냈는데 물비린내와 섞여서….(웃음) 1부를 촬영할 땐 촬영장 공기조차 차갑게 느껴졌다. 추가 촬영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어깨에 담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아르곤 팀원들에게 오해를 사는 장면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다수에게 눈총을 받는다면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
△주변 시선을 개의치 않는 편이다. 물론 부도덕적이거나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 행동하지는 않는다. 만약 그런 상황이더라도 정당하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문제다.
―극중에서 항상 폴더 폰을 사용한다.
△부산 출신인 이연화는 서울에서 자취를 한다. 어느 정도 빚이 있다. 휴대전화를 바꿀 형편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들 지지리 궁상이라고 하더라. 기자인데 왜 폴더 폰이냐고 하더라. 그런 의문은 가지지 않았다. 대본에 따랐다. 의상은 웬만하면 변화가 없었으면 했다. 집세 내기도 급급한 인물인데 화려하지 않았으면 했다. 같은 옷과 같은 소품을 사용하려고 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의 경과를 알려줄 수 있는 게 의상밖에 없더라. 후반부엔 갈아입었다.
―극중에선 아르곤의 앵커 김백진(김주혁 분)이 이연화의 롤모델이다. 천우희의 롤모델이 있다면.
△특정 인물을 꼽을 순 없다. 모든 배우에게 배울 점이 있다. 스스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작품에서 선배님들과 함께 했다. 얻는 게 많았다. 특별히 조언을 받았다기 보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취하는 태도나 자세를 보고 배웠다.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함께 한다는 게 영광스러웠다. 뿌듯할 때도 많았다. 연기할 때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대신 외부에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는다. (인터뷰②로 이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