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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신라면도 긴장?” 외국인 난리…매출 1위 찍은 이 라면 정체[먹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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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6.10.18 09: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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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서울역 롯데마트 8월 봉지라면 매출 1위
닭곰탕 향 국물·넓적한 면발 ‘합격’
닭고기는 후레이크뿐…이름값 민망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제품 모습.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의 맛을 봉지라면으로 구현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제품 모습. 동대문 닭한마리 골목의 맛을 봉지라면으로 구현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쌀쌀해진 날씨에 모처럼 빨간 국물보다 뽀얀 칼국수가 당겼다. 마침 일본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라는 라면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오뚜기(007310)가 최근 출시한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동대문 골목에서 먹던 그 맛을 봉지라면에 담았다고 한다. 닭 한 마리를 푹 끓여낸 듯한 맛이 정말 날까. 궁금증에 대형마트에서 4개 묶음을 5900원에 구입했다. 한 봉지에 1475원꼴이다.

이름을 빌려온 ‘닭한마리’는 닭과 감자 등을 맑은 육수에 끓여 먹고 마지막에 칼국수로 마무리하는 동대문 일대의 음식이다. 방한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메뉴다. 오뚜기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시한 이 제품의 8월 매출은 전월보다 40% 늘었다. 특히 같은 달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는 전체 봉지라면 매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흰색 포장에 ‘닭칼국수’라는 큼직한 붓글씨를 넣어 골목 식당의 분위기를 냈다. 봉지를 뜯자 일반 라면보다 폭이 넓은 면, 분말스프와 건더기스프가 나왔다. 건더기에는 파와 노란색 조각들이 제법 섞여 있었다. 조리법은 물 500㎖에 건더기스프를 넣고 끓이다 분말스프와 면을 더해 4분간 끓이는 방식이다. 냄비에 스프를 풀자 뽀얀 국물이 보글거리며 닭곰탕 같은 냄새가 확 퍼졌다.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의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스프. 일반 라면보다 폭이 넓은 면발이 특징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의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스프. 일반 라면보다 폭이 넓은 면발이 특징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첫 숟갈부터 의외였다. 국물을 한 번 떠먹고 곧바로 두 번째, 세 번째 숟갈을 들었다. 입안에 남는 맛이 구수하고 담백하면서도 시원했다. 치킨스톡을 바탕으로 한 듯한 감칠맛이 있지만 인공적인 조미료 맛만 앞서지는 않았다. 진하게 우려낸 닭육수를 연상시키는 풍미가 제법 그럴듯했다. 이름만 그럴싸한 라면일까 싶었던 의심은 국물에서 먼저 누그러졌다.

처음에는 혀끝에 살짝 칼칼함이 스쳤다. 그러나 맵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몇 숟갈 지나자 금세 익숙해지고, 이후에는 후추의 알싸함이 끝맛을 이끌었다. 다만 뜨거울 때는 잘 느껴지지 않던 짠맛이 국물을 거듭 마실수록 강해졌다. 한 봉지의 나트륨은 1590㎎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80%다. 전체적으로 담백한 맛이어서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면발도 기대 이상이었다. 넓고 납작한 면이 국물을 머금어 칼국수다운 식감을 냈고 씹을 때는 쫄깃했다. 조리 시간을 조금 더 늘려 살짝 퍼지게 먹으니 오히려 시장통 칼국수집에서 먹던 익숙한 맛에 가까워졌다. 일반 라면의 꼬들꼬들함보다는 부드럽게 풀어진 칼국수의 느낌을 즐기는 쪽이 어울렸다. 다른 칼국수 라면과 비교해도 국물과 면의 완성도는 준수한 편이다.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의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스프. 일반 라면보다 폭이 넓은 면이 특징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의 면과 분말스프, 건더기스프. 일반 라면보다 폭이 넓은 면이 특징이다. (사진=한전진 기자)
다만 그릇을 들여다보면 제품명이 조금 민망해진다. 포장 사진에는 큼직한 닭고기가 담겼지만, 실제로는 작은 닭고기 후레이크가 국물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수준이다. 건조 채소는 제법 들어 있지만 감자 조각은 끓이면서 풀어져 국물에 스며들었다. 전체적으로 건더기가 풍성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닭한마리’라는 이름에서 고기까지 기대했다면 다소 허전할 만하다.

맛만 보면 다시 찾을 만하지만 가격 앞에서는 망설여진다. 한 봉지 1475원이면 다른 라면 선택지도 많기 때문이다. 건더기가 더 충실했더라면 아쉬움이 덜했을 듯하다. 파나 닭가슴살을 추가하고 후추를 뿌리면 한층 그럴듯한 한 끼가 되겠다. 계란보다는 이런 재료가 잘 어울릴 맛이다.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나 깍두기를 곁들이는 조합도 떠올랐다.

최근 라면업계에서는 한국의 식문화와 해외에서 인기 있는 맛을 활용한 신제품이 잇따른다. 오뚜기는 지난달 ‘한강라면’을, 농심(004370)은 지난 1월 해외용 닭육수 라면을 재구성한 ‘신라면 골드’를 선보였다. 방한 관광객이 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인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할 필요성이 커졌다. 라면의 세계화가 수출을 넘어 국내 신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조리를 마친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닭곰탕을 연상시키는 뽀얀 국물과 넓적한 면발이 눈에 띈다. (사진=한전진 기자)
조리를 마친 오뚜기 ‘동대문식 닭한마리 칼국수’. 닭곰탕을 연상시키는 뽀얀 국물과 넓적한 면발이 눈에 띈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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